소비자의 구매 행위는 신호 보내기이다.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은 해당 기업과 관계를 맺겠다고 이야기를 거는 것이다. 소비의 목적이 본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있지만,다른 한편으로는 기업에 자신감(confidence)을 주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재구매와 타인추천 의사를 통하여 사회적 관계를 맺으려는 사인을 보내는 셈이다.

관계는 상호교류적이다. 이러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기업은 소비자가 신뢰하는 브랜드를 제공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 브랜드는 고객 경험의 총체적인 이미지와 경험의 결합이다. 오늘은 탁월한 성과를 보여준 브랜드들이 상을 받는 날이다. 지난 5년간 탁월한 성과를 계속 보여준 브랜드들도 있지만,일부 미약한 브랜드들도 있다. 이러한 기업은 본 시상을 통해 계속 정진하라는 격려로 받아주었으면 좋겠다.

기업은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보유하고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을 거의 마음먹은 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 논리는 녹록지 않다. 마음 같아서는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싶지만,이것은 자만심으로 인하여 타락의 길로 들어서게 할지도 모른다. 경쟁은 아름다운 것이다. 고단하겠지만 소비자를 위해 선한 마음과 행동을 하게 만든다. 이러한 사회적 책임감은 쌍방 간에 장기적인 관계를 약속하며 탁월한 성과를 예비해 준다.

경제적 관계만이 팽배한 이 시대에서 사회적 관계를 수립하는 일이 시급하다.

기업이 지금 할 일은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자신감은 신뢰의 표상이기 때문이다. 부모로부터 신뢰받는 자녀가 자신감을 갖는 이치와 같다. 자신감은 라틴어로 cum(갖다)과 fides(신념)로 합성된 단어이다. 올바른 신념으로 무장된 기업은 자신감을 갖는다.

이러한 기업은 소비자와의 관계에서 브랜드를 통해 대화하고 신뢰감을 형성한다.

오늘 수상하는 기업들은 다음 세 가지를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첫째,우리 조직의 구성원들은 목적이 충분히 명확하여 선함과 겸손함을 제일주의로 내세우고 있는가를 점검해야 한다. 둘째,자신감 있게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요즘 소비자가 원하는 단순,편리,재미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기업은 성공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잘한 일에 조직원 모두가 나서서 축하하며 금전적으로 비금전적으로 적절하게 보상하도록 한다.

예의바른 자신감이 중요하다. 조직원들이 개인적으로 자신의 마음에 들면 일하고 아니면 안 하겠다는 사고를 지양해야 한다. 조직에서 합의된 규범에 맞는 사고와 행동이 요구된다. 조직원들이 내부에서 신뢰하는 수준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하여 외부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반영된다. 신뢰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위험을 더 감수하며 더 낙천적이다. 다행스럽게도 소비자 덕분에 오늘을 팔 수 있었다. 그러나 미스테리같은 내일을 팔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들은 내일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소비자의 미세한 신호까지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은 자신감 쌓기 연습으로 가능하다.

강병서 <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