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보험 재정 확충을 위해 약가 인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거나 연구 · 개발(R&D) 투자 비중이 높은 제약사가 업종 주도주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가 내년초 신약개발 R&D 투자 실적,글로벌 해외 수출 역량 등을 평가해 '혁신형 제약기업'을 선정,집중 지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어 MD앤더슨병원에서 표적항암제 임상에 착수한 JW중외제약과 국내 제약사 가운데 R&D 비중이 높은 한미약품 · LG생명과학 · 녹십자 등이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JW중외제약의 표적항암제 'CWP231A'는 국내 최초로 혁신신약 분야에서 FDA 임상 승인을 획득,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가장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록버스터 고혈압 치료제인 아모잘탄을 보유한 한미약품은 지난해 R&D 투자에만 무려 967억원을 쏟아부었다.

사상 최대 규모로,국내 제약사 가운데 신약 R&D에 가장 적극적이다. 또 지난해 전체 매출의 19.3%(657억원)를 R&D 비용으로 투자한 LG생명과학은 내년 하반기 당뇨 치료 신약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제약업계 1위 동아제약은 최근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의 중국 시장 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슈퍼박테리아 항생제의 막바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 6월 FDA로부터 면역글로불린제제'아이비글로불린 에스엔(IVIG SN)'의 임상 3상을 승인받고 2014년부터 미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알츠하이머,항암유전자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고 일양약품은 인도 · 태국 · 필리핀 · 인도네시아 등에서 백혈병 치료제 '라도티닙'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위 제약사 가운데 신약개발 기술력을 갖춘 업체들이 향후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하지만 단순히 매출 대비 R&D 비율만을 따져 (혁신기업을) 선정하기보다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에 도전하고 있는 업체들을 보다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되면 △법인세 50% 감면 △연구개발비 세액공제비율 상향 조정 △연구 및 인력개발을 위한 설비투자 금액 세액공제비율 상향 조정 등의 세제 지원이 주어진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