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도심 백화점 이제 한계…교외형 쇼핑몰 더 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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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롯데 '유통 전쟁' 외곽으로 확전
신세계, 하남에 세 번째 복합몰…대전·안성에도 부지 확보
롯데, 대구 이시아폴리스 이어 연내 김포에 복합몰 2호점
신세계, 하남에 세 번째 복합몰…대전·안성에도 부지 확보
롯데, 대구 이시아폴리스 이어 연내 김포에 복합몰 2호점
몇 년 전만 해도 도심 외곽에 눈길을 주는 유통업체는 없었다. 유동인구가 적은 데다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도 힘들다는 이유에서였다. '얼마나 목 좋은 곳에 점포를 내느냐'가 유통업체의 경쟁력을 가르는 키워드였던 만큼 교외 지역이 유통업체의 '눈 밖에 난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이랬던 도심 외곽이 새로운 '유통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도심 내 유통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주 5일근무제 정착과 자동차 보급 확대로 여가와 쇼핑을 한꺼번에 즐기는 문화가 확산된 덕분이다.
롯데는 지난 4월 대구 외곽에 국내 1호 교외형 쇼핑몰인 '롯데몰 이시아폴리스점'을 낸 데 이어 연말에는 김포공항 인근에도 롯데몰을 연다. 신세계는 교외형 쇼핑몰 추진계획에 대전시와 경기도 안성에 이어 경기도 하남을 추가했다. 대도시에서 시작한 롯데와 신세계 간 '유통 전쟁'이 교외로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신세계,대전 · 안성 이어 미사리에도 쇼핑몰
신세계가 5일 발표한 '하남유니온스퀘어'는 대전과 안성에 이은 이 회사의 세 번째 교외형 쇼핑몰 프로젝트다. 신세계는 지난해 대전 서구 관저동 서대전IC 주변 부지(35만㎡)와 경기도 안성 쌍용자동차 부지(20만㎡)를 확보,2014년께 각각 교외형 쇼핑몰로 개장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이번에 발표한 하남유니온스퀘어는 위치와 규모,주변환경 측면에서 기존 대전 및 안성 쇼핑몰보다 성공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올림픽대로와 서울 외곽순환도로,중부고속도로 등을 이용하면 1000만 서울시민이 한두 시간 안에 갈 수 있는 데다 한강 남한산성 팔당댐 검단산 등 주변에 '놀거리'와 '볼거리'도 많아서다.
연면적도 33만㎡(약 10만평)로 수도권 최대 규모다. 신세계는 이곳에 백화점 명품전문관 패스트패션몰 등 쇼핑시설은 물론 수영장 영화관 공연장 전시관 음식점 등 다양한 레저 · 문화시설을 유치해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하루종일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인 개발계획은 미국계 쇼핑몰 개발 운영업체인 터브먼과 함께 짤 계획이다. 터브먼은 미국에서 26개 쇼핑몰을 운영하며 연간 7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는 이들 3개 프로젝트에 더해 수도권 외곽과 지방 광역시 인근의 중소도시에 추가로 교외형 쇼핑몰을 낼 계획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도심에 백화점을 여는 것 자체가 지리적으로나 법적으로 쉽지 않은 데다 '나들이 문화'가 확산되면서 쇼핑과 놀거리를 함께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수도권 근교와 지방광역시 인근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교외형 쇼핑몰을 계속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도 연말께 김포에 쇼핑몰
롯데도 교외형 복합쇼핑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4월 대구시 동구 봉무동에 오픈한 '롯데몰 이시아폴리스점'(연면적 8만2600㎡)은 전체 면적의 65%만 판매시설로 채웠다. 나머지 공간은 공원,도서관,놀이터,극장 등 '즐길거리'에 할애했다. 일반 백화점의 판매시설 면적 비중이 90%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교외형 쇼핑몰의 컨셉트에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연말에 문을 여는 롯데몰 김포점은 신세계의 하남유니온스퀘어에 버금가는 연면적 30만㎡ 규모로 조성된다. 이곳에는 백화점 대형마트 시네마 호텔 테마파크 등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이 한꺼번에 들어선다.
롯데 관계자는 "교외형 쇼핑몰은 주 5일근무제가 오래 전부터 자리잡은 미국과 일본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유통업태의 하나"라며 "한국인들의 주말 여가활동도 선진국 스타일로 바뀌고 있는 만큼 교외형 쇼핑몰은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