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두 번 실수는 없다…주말 번개쇼 기대하시라"
종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번개 쇼'로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100m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하며 체면을 구겼던 우사인 볼트가 200m와 400m계주에서 명예회복을 노린다. 이번 대회 최고 스타인 볼트가 이 두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다면 유명 선수들의 실격과 세계기록 가뭄으로 맥이 빠진 대회 분위기도 정점을 찍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볼트,200m는 적수가 없다

볼트는 200m에서 세계기록(19초19)을 보유한 최강자다.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 200m에서 19초19를 찍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작성한 세계기록을 0.11초 줄였다. 지난해 당한 아킬레스건과 허리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않았음에도 볼트는 올해 이 종목에서 시즌 랭킹 1위(19초86)를 달리고 있다.

100m에서 범한 부정 출발 가능성도 줄어든다. 스타트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100m와 달리 200m에서는 스타트보다는 곡선 주로를 달리는 능력과 후반 직선 주로에서 막판 스퍼트를 뿜어내는 폭발력이 승부의 관건이다. 스타트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기 때무에 볼트가 부정 출발의 악몽을 떨쳐내고 레이스를 즐길 수 있는 것.

실제로 볼트는 2일 열린 200m 예선에서 조심스럽게 출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볼트의 출발 반응시간은 0.314초로 대부분 0.2초대를 기록한 다른 선수들보다 늦었지만 20초30의 기록으로 예선 통과자 24명 중 가장 빠른 기록으로 준결승에 올랐다.

볼트는 경기 중반 이후 주변 선수가 달리는 모습을 체크하며 결승선을 통과하는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 금메달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200m 결승전은 3일 오후 9시20분에 열린다.

볼트는 대회 마지막 경기인 400m계주에서도 금메달을 따내 화려한 마침표를 찍겠다는 각오다. 100m 우승자(9초92)인 팀 동료 요한 블레이크(22) 등이 버티고 있는 자메이카 계주팀은 강력한 우승후보다.

마음의 부담을 털어버린 볼트가 계주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고 바통 터치 실수만 없다면 400m계주 우승도 가능하다. 남자 400m계주 결승전은 대회 폐막일인 4일 오후 9시에 치러진다.

◆여자 해머던지기,세계 신기록 기대

여자 해머던지기 세계기록 보유자 베티 하이들러(독일)가 기록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의 위신을 세워줄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하이들러는 대회 마지막 날(4일) 오후 6시15분에 열릴 여자 해머던지기 결승전에서 세계기록(79.42m) 경신에 도전한다. 지난 5월 독일 할레 대회에서 여자 선수로는 사상 처음 79m를 돌파했던 하이들러는 올해 시즌 랭킹 1~4위 기록을 모두 혼자 작성해 마의 80m 벽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대구에 세계 신기록을 선사할 마지막 희망인 셈이다.

최고의 미녀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여자 높이뛰기 결승전은 3일 오후 7시에 열린다. '필드의 쇼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블랑카 블라시치(크로아티아)가 허벅지 부상을 딛고 2007년 오사카 대회와 2009년 베를린 대회에 이어 3연패에 성공,섹시한 세리머니를 펼칠지 주목된다. 목걸이 반지 팔찌로 화려하게 장식하고 나와 경기중엔 절대 웃지 않는 '얼음공주' 스베틀라나 스콜리나(러시아)와 지난 2개 대회 연속 은메달에 그친 안나 치체로바(러시아)가 세계선수권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들은 모두 1일 예선에서 1m95를 넘으며 가볍게 예선을 통과해 불꽃 튀는 대결이 예상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