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수출입 거래를 할 때 위안화 사용이 늘면서 은행 간 위안화 무역결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HSBC는 31일 서울 봉래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5월부터 매달 대우인터내셔널과 5000만달러 규모의 위안화표시 수출채권을 '포페이팅(forfaiting)' 방식으로 거래했으며,연말까지 매달 1억달러 이상 거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국내 위안화 무역거래 중 가장 큰 규모다. 포페이팅은 은행이 수출대금을 수출 업체에 선지급한 뒤 수입 업체로부터 만기에 대금이 입금되지 않더라도 수출 업체에 환급을 요구하지 않는 조건으로 수출환어음을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이맹수 HSBC 전무는 "한국 수출 업체가 중국과 무역거래를 할 때 달러를 쓰지 않고 위안화를 쓰게 되면 환변동 위험과 환위험 회피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HSBC는 삼성 LG 등 다른 대기업에도 위안화 결제를 제안했으며 삼성 LG 등이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HSBC는 홍콩에서 직접 위안화를 조달할 수 있어 위안화 조달금리가 크게 낮은 것이 장점이다. 때문에 국내 시중은행들도 위안화 결제시장에 속속 발을 들여놓고 있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위안화 무역결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실적은 미미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지난 5월부터 중국공상은행(ICBC) 서울지점과 제휴를 맺고 위안화 결제 서비스를 시행했지만 대기업과의 대규모 거래는 아직 없다.

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위안화 무역결제량이 급속히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중국 위안화의 무역결제량은 5060억위안에 이르렀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