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올 추석경기를 어둡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9월 전망치가 올 들어 가장 낮은 96.3에 그쳤다고 29일 발표했다. 8월의 98.9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 2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다.

대개 추석이 포함된 달의 경기 전망이 밝았던 점을 감안하면 좋지 않은 신호라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지난해와 2009년은 추석 전후로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해 각각 111.1,116.5를 보였다.

2000년 이후 추석이 들어 있는 달의 BSI가 100을 밑돈 적은 정보기술(IT)버블이 붕괴됐던 2001년 10월(75.9)과 카드대란 뒤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던 2004년 9월(95.5),금융위기가 시작되던 2008년 9월(98.3) 세 차례뿐이었다.

올해는 대외적으로 미국과 일본의 신용 등급이 떨어지고,유럽 재정위기 가능성이 커지며 세계 경제의 더블딥(짧은 경기회복 후 재침체) 우려가 급부상한 것이 이 같은 결과를 낳은 것으로 전경련은 해석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98.4)과 서비스업(93.7) 모두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서비스업은 추석을 맞았음에도 지난 4월 이후 5개월 만에 100 아래로 떨어졌다.

컴퓨터프로그램 · 정보서비스(76.9) 전자 · 통신장비(80.6) 건설(81.4) 등도 전월 대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을철과 추석을 맞아 펄프 · 종이 · 가구(128.6) 섬유 · 의복 · 가죽 · 신발(121.7) 등은 호조세가 기대됐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예년과 비교했을 때 BSI가 크게 낮게 나왔다"며 "설문 조사가 이뤄진 시기가 증시가 폭락하던 때라 기업들의 전망이 더 어둡게 나온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