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1분기(4~6월) 실적이 자산관리와 투자은행(IB) 부문 성과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양호한 실적을 낸 반면 대우증권우리투자증권의 이익은 전 분기 대비 반토막 났다. 시장 예상치에도 못 미치는 성과다.

◆기대치 밑돈 1분기 실적

삼성증권은 1분기 매출이 760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9.6%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945억원으로 17.7% 늘었다고 28일 발표했다. 1분기 순이익도 643억원으로 71.3% 급증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주식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이 높아진 데다 자문형랩 자산 증가로 자산관리수수료가 증가했다"며 "인수 및 자문수수료 부문에서도 71억원의 수익을 내 업계 1위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1분기 영업이익(909억원)과 순이익(712억원)이 전 분기 대비 각각 370.9%,809.6% 급증했다. 리테일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이 전 분기 9.7%에서 12.0%로 확대됐고 전 분기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반면 대우증권 1분기 순이익(360억원)은 전 분기 대비 53.0% 급감했다. 시장 전망치(54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채권 이자손익이 120억원 줄어든 데다 금호산업 주식의 일회성 감액손실이 250억원가량 반영된 탓이다. 우리투자증권 1분기 순이익(357억원)도 45.7% 줄었다. 한전KPS 주식평가손(160억원)에다 일회성 인건비(180억원)가 추가로 반영되면서 이익이 급감했다.

◆2분기 실적개선 기대

2분기(7~9월) 증권사들의 실적은 1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달 들어 증시는 급락했지만 주식 활동 계좌수와 고객예탁금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 이를 기반으로 주식거래대금은 지난 6월 163조원을 바닥으로 증가해,이달(26일까지)에는 209억원으로 늘었다. 손민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증시 폭락에도 불구하고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은 증가할 것"이라며 "신용 융자 이자는 축소되겠지만 고객예탁금 증가에 따른 예탁금 이자를 감안하면 전체적인 이자수익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주에 대해선 '비중확대' 의견이 우세하다. 최근 주가 급락으로 증권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바닥권이다. 삼성(1.25배) 키움(1.73배)을 제외하곤 대우(0.95) 한국금융지주(0.83) 미래에셋(0.82) 현대(0.60)증권의 PBR 모두 올 예상 주당순자산(BPS)의 1배도 안 된다.

오는 31일 발표 예정인 금융당국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개선안도 증권주 반등에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원형운 동부증권 연구원은 "NCR 규제 완화를 통해 증권사 자본의 효율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현재의 NCR 수준에서 100%포인트가 감소된다면 5조4000억원가량의 투자 여력이 생겨,투자수익률 8%를 감안하면 국내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삼성과 키움증권을 업종 내 최우선 추천주로 꼽고 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실적 대비 주가가 낮은 대형 증권주와 수익성이 뒷받침되는 회사를 중심으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며 키움과 삼성 우리투자증권을 추천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삼성과 키움증권을 톱픽으로 꼽았다. 삼성증권은 강력한 고객 기반을 통해 상품 교차 판매가 가능한 한국투자증권의 지주사인 한국금융지주를 유망주로 꼽았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