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26일 세계경제가 더블딥(짧은 경기회복 후 재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재정부와 한은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정책협의회를 가진 뒤 낸 공동 보도자료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두 기관은 "미국이 당초 전망에 미치지 못하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유럽은 재정위기 확산 우려가 높아졌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글로벌 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두 기관은 "신흥국의 고성장세나 일본 대지진 복구 수요 등이 글로벌 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요 7개국(G7)과 주요 20개국(G20),유럽연합(EU) 등 정부 간 활발한 정책공조 노력도 향후 위기 확산 가능성을 완화시킬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오히려 세계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유가 급등세가 한풀 꺾이는 상황은 세계 경제에 '반사이익'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최근 세계경제가 둔화된 원인에 대해선 "각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취약했고,재정 ·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 대응의 여력도 미흡했다"고 분석했다.

국내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해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두 기관은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지만 외국인은 이달 국내 시장에서 2조6000억원어치의 채권을 순매수했다"며 "2008년 글로벌 위기 당시 20.5%에 달했던 원 · 달러 환율 변동폭도 이달엔 3.1%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또 "주요 은행을 모니터링한 결과 은행별 외화 유동성 사정도 양호하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두 기관은 정책 공조를 확대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신속하게 조치하기로 했다.

현재 진행 중인 주요국의 정책대응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국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예의주시하기로 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