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김쌍수 한국전력 사장이 최근 청와대와 지식경제부에 사의를 표명했다.현직 공기업 사장이 후임 사장의 인선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의를 표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23일 지경부에 따르면 김 사장은 정부의 전기요금 현실화 미흡,연료비 연동제 유보,공기업 CEO의 경영권 독립성 훼손 등을 주변에 비판하면서 오는 26일로 예정된 임기 만료를 눈 앞에 둔 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한전은 김 사장 후임자를 공모 하고 있으나 청와대의 후보 검증 작업이 지연되면서 임명 절차가 늦춰지고 있다.이에 따라 한전은 김 사장의 사의가 받아들여지면 그의 임기 만료 후 후임 사장이 선임될 때까지 김우겸 부사장의 직무대행체제를 가동할 방침이다.

임기가 곧 끝나는 김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을 두고 지경부 주변에서는 김 사장의 ‘정치적 항변’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그가 3년 재임기간 내내 전기요금 현실화와 연료비 연동제를 주장했지만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오히려 공기업 CE0의 경영권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불만을 사의 표명으로 드러냈다는 것이다.지경부 내부에서도 김 사장이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에 어긋나는 경영기조를 고집한다는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았다.

특히 그는 최근들어 무배당과 주가하락을 견디어온 주주들로부터 낮은 전기요금에 따른 회사손실을 배상하라는 소송까지 당하자 상당히 억울해 한 것으로 전해졌다.한편 김 사장은 오는 25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3년 집무기간 소회와 사의 표명 배경에 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