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로벌 증시 조정은 6개월 안에 끝날겁니다. "

'이머징마켓의 인디아나존스'로 불리는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 에셋매니지먼트 이머징마켓그룹 회장(사진)은 한국 증시가 '패닉 셀링'의 충격에서 미처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조정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유럽 재정위기는 바람직한 해결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더블딥(짧은 경기회복 후 재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개를 저었다.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모비우스 회장은 국내 기관투자가와 한국 법인 방문을 위해 지난 19일 한국을 찾았다.

▼오는 26일 벤 버냉키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

"이번에 추가적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3차 양적완화(QE3)'라는 표현은 쓰지 않을 것 같다. 'QE3'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의식하고 있어서다. 금리를 낮게 유지하겠다는 방침은 이미 천명했다. 그런 기조 속에 국채를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

▼글로벌 증시 전망은.

"이번 조정은 6개월 정도면 끝날 것으로 본다. 유럽 재정위기나 미국 더블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반 공사는 이미 진행 중이다. 내년에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가 상승 흐름(bullish)을 보일 것이다. "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더블딥에 대한 생각은.

"유럽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우선 해당 위기 국가가 확고한 의지를 갖고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그 다음으로 채권자들도 일정 부분 손실을 받아들이고 5000억달러 규모의 유럽안정기금이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단행해야 한다. 진통은 있지만 결국 해결책을 찾아갈 것이다. 미국은 더블딥 가능성이 크지 않다. 지속적으로 통화를 공급해 더블딥을 막겠다고 한 상황이다. "

▼이머징마켓은 긍정적인가.

"지난 10년 중 9년 동안 이머징마켓은 선진국 대비 초과 수익을 냈다. 앞으로도 나은 성과를 낼 것이다. 올 이머징마켓의 예상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5.9%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1.6%다. 주가 수준을 보는 밸류에이션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7배,2007년 최고치일 때는 28배였다. 지금은 10배 수준이다. 아주 싸진 않지만 충분히 좋은 기회가 있을 수 있다. "

▼이머징시장 중 유망한 지역은.

"중동 아프리카 등 프론티어 시장이 유망하다. 이 지역에 대한 지식이나 리서치가 부족해 위험이 높긴 하지만 그만큼 기회도 많다. 이머징마켓에서는 브라질 대만 인도네시아를 추천한다. 한국은 아직 '비중확대' 국가가 아니다. "

▼새로운 위험 요인은 없는지.

"각국 정부의 추가 규제 가능성이다. 자금 유출입에 통제가 나타나면 큰 위기가 올 수 있다. 지금까지 자유로운 교역과 자금 흐름을 통해 성장이 가능했다. 이에 대한 제약이 나타나면 글로벌 경제의 적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유난히 많이 파는 이유는.

"이번에 급락한 시장의 공통점은 유동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은 유동성이 풍부해 팔기 쉽다. 미 신용등급 강등 이후 1차적인 시장의 반응은 일단 현금부터 확보하자는 것이었다. 뭔지 모를 불안감 때문에 현금화에 나섰다. 이는 외국인뿐 아니라 한국 투자자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

▼한국에서 유망한 업종은.

"소프트웨어와 유통이다. 한국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급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유통 전자상거래,인터넷도 발전해 관련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

▼한국 투자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시장이 아주 약세일 때 놀라서 빠져나가기보다는 시장에 머물러 있기를 권한다. 누구도 언제가 최저점인지,최고점인지 정확한 시점을 맞추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한꺼번에 투자했다가 회수하기보다는 분할해서 정해진 금액을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만 시장의 등락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

서정환/임근호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