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수입차 부품값 비교해보니…동급인데 BMW 전조등 105만원ㆍ벤츠 15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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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부품의 7~8배
차값 싼 준중형 부품값 중형차보다 비싸기도…"보험금 분쟁 줄어들 것"
차값 싼 준중형 부품값 중형차보다 비싸기도…"보험금 분쟁 줄어들 것"
'전조등 1개 152만원,사이드미러 한 쪽 176만원.'
수입차 부품 가격이 처음으로 일반에게 공개됐다. "국산차에 비해 턱없이 비싸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부르는 게 값이던 수입차 부품 가격의 표준을 제시했다"는 말도 나온다. 경쟁 브랜드별로 부품 가격의 차이가 공개돼 수입차 업체 간 신경전이 시작됐고,차량 보험금을 한푼이라도 더 깎고 싶은 손해보험사들도 수입차 부품에 대한 탐색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산차 부품보다 8배 이상 비싸
수입자동차협회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주요 수입차 59개 모델의 부품가격을 공시했다. 지난해 자동차 부품 가격을 공개하는 방향으로 자동차관리법이 개정되고 지난달 한 · EU(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데 따른 것이다.
수입차협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수입차 판매 1위인 BMW 528i의 좌측 전조등 세트 표준 가격은 105만6400원이다. 동급 모델인 벤츠 E300의 전조등 세트 가격은 이보다 비싼 151만9500원.국산차 중 비슷한 등급인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의 전조등 세트 가격은 20만원 정도다.
차량 문과 범퍼에서도 수입차와 국산차의 가격 격차는 컸다. 제네시스의 뒷좌석 문 한쪽 가격은 23만8000원인 데 비해 벤츠 E300과 BMW 528i는 이보다 5배 가까이 비싼 100만원 안팎이다. 앞뒤 범퍼 가격도 제너시스는 10만원대이지만 두 수입차의 범퍼 가격은 87만원을 호가한다.
E300의 사이드미러가 모두 파손돼 유리와 커버,프레임 등을 한꺼번에 바꾼다면 176만원 이상이 필요하다. 이 차량의 에어컨 압축기 가격은 224만원이 넘는다. 제너시스 압축기(26만5000원)보다 8배나 비싼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급별로 독일차 가격이 국산차보다 2배가량 비싸지만 부품 가격은 7~8배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차값 싸도 부품 가격은 더 고가
동일 브랜드에서 중형차보다 준중형차 부품 가격이 더 비싼 경우도 많다. 벤츠 C200(4690만원)의 전조등 세트 가격은 180만4400원으로 E300(6970만원)에 비해 30만원 가까이 비싸다. 뒤 범퍼를 교체할 때도 C200(99만3300원)이 E300(87만8200원)보다 12만원 더 줘야 한다. 엔진벨트와 바닥 매트,사이드미러 프레임에서도 C200이 E300보다 가격이 높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모델별로 업그레이드 시기가 다르고 다른 부품을 쓰는 경우가 많아 차량 가격이 더 싸더라도 더 비싼 부품이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우디의 A4 2.0(TFSI 콰트로 기준)도 차값이 2100만원 이상 비싼 A6 3.0(TFSI 콰트로)에 비해 고가의 방열기(라디에이터)와 에어컨 압축기를 쓰고 있다. BMW 320i(4570만원)도 BMW 528i(6790만원)보다 비싼 에어컨 압축기를 장착하고 있다.
이처럼 수입차 부품 가격이 낱낱이 공개되면서 수입차를 둘러싼 보험금 산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그동안 수입차 부품과 공임은 정해진 기준이 없어 정비소에서 달라는 대로 보험금을 줄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이번에 부품 가격이 공개돼 수입차와 관련된 보험금을 산정할 때 분쟁 소지가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수입차 부품 가격이 처음으로 일반에게 공개됐다. "국산차에 비해 턱없이 비싸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부르는 게 값이던 수입차 부품 가격의 표준을 제시했다"는 말도 나온다. 경쟁 브랜드별로 부품 가격의 차이가 공개돼 수입차 업체 간 신경전이 시작됐고,차량 보험금을 한푼이라도 더 깎고 싶은 손해보험사들도 수입차 부품에 대한 탐색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산차 부품보다 8배 이상 비싸
수입자동차협회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주요 수입차 59개 모델의 부품가격을 공시했다. 지난해 자동차 부품 가격을 공개하는 방향으로 자동차관리법이 개정되고 지난달 한 · EU(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데 따른 것이다.
수입차협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수입차 판매 1위인 BMW 528i의 좌측 전조등 세트 표준 가격은 105만6400원이다. 동급 모델인 벤츠 E300의 전조등 세트 가격은 이보다 비싼 151만9500원.국산차 중 비슷한 등급인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의 전조등 세트 가격은 20만원 정도다.
차량 문과 범퍼에서도 수입차와 국산차의 가격 격차는 컸다. 제네시스의 뒷좌석 문 한쪽 가격은 23만8000원인 데 비해 벤츠 E300과 BMW 528i는 이보다 5배 가까이 비싼 100만원 안팎이다. 앞뒤 범퍼 가격도 제너시스는 10만원대이지만 두 수입차의 범퍼 가격은 87만원을 호가한다.
E300의 사이드미러가 모두 파손돼 유리와 커버,프레임 등을 한꺼번에 바꾼다면 176만원 이상이 필요하다. 이 차량의 에어컨 압축기 가격은 224만원이 넘는다. 제너시스 압축기(26만5000원)보다 8배나 비싼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급별로 독일차 가격이 국산차보다 2배가량 비싸지만 부품 가격은 7~8배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차값 싸도 부품 가격은 더 고가
동일 브랜드에서 중형차보다 준중형차 부품 가격이 더 비싼 경우도 많다. 벤츠 C200(4690만원)의 전조등 세트 가격은 180만4400원으로 E300(6970만원)에 비해 30만원 가까이 비싸다. 뒤 범퍼를 교체할 때도 C200(99만3300원)이 E300(87만8200원)보다 12만원 더 줘야 한다. 엔진벨트와 바닥 매트,사이드미러 프레임에서도 C200이 E300보다 가격이 높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모델별로 업그레이드 시기가 다르고 다른 부품을 쓰는 경우가 많아 차량 가격이 더 싸더라도 더 비싼 부품이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우디의 A4 2.0(TFSI 콰트로 기준)도 차값이 2100만원 이상 비싼 A6 3.0(TFSI 콰트로)에 비해 고가의 방열기(라디에이터)와 에어컨 압축기를 쓰고 있다. BMW 320i(4570만원)도 BMW 528i(6790만원)보다 비싼 에어컨 압축기를 장착하고 있다.
이처럼 수입차 부품 가격이 낱낱이 공개되면서 수입차를 둘러싼 보험금 산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그동안 수입차 부품과 공임은 정해진 기준이 없어 정비소에서 달라는 대로 보험금을 줄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이번에 부품 가격이 공개돼 수입차와 관련된 보험금을 산정할 때 분쟁 소지가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