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학의 두 거두인 케인스와 하이에크의 재대결에서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영국 워릭대의 로버트 스키델스키 교수는 20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홈페이지에 올린 칼럼을 통해 1930년대 미국 대공황 때에 이어 최근 세계 경제 위기 국면에서도 하이에크와 케인스가 다시 맞붙게 됐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태생의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1899~1992)는 자유시장경제를 강력히 주창한 경제학자이며 영국 태생인 존 메이너드 케인스(1883~1946)는 정부가 필요할 때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인물.

스키델스키 교수는 정부와 가계,기업의 저축 규모에 비해 과도한 지출과 투자가 경제 위기를 초래하기 때문에 위기를 극복하려면 특히 정부와 중앙은행,가계 또는 소비자들이 긴축해야 한다는 게 하이에크의 접근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케인스는 정부와 가계,기업의 저축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지출과 투자가 경제 위기를 일으키기 때문에 총수요(가계 소비+정부 재정 지출+기업 투자+무역흑자)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스키델스키는 대공황 해법을 두고 맞붙은 두 경제학자와 학파 간의 대결에서 하이에크 학파가 패했다고 주장했다. 2008년 월가발 세계 금융위기 때도 미국 등 주요 20개국(G20)을 중심으로 한 재정지출과 통화완화 정책으로 위기를 수습했다고 설명했다. 기업과 소비자 등 민간부문 지출이 여전히 취약한 이번 위기에도 공공부문의 긴축은 경기침체를 담보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스키델스키는 무엇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케인스 해법을 적용,대공황을 이겨낸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 같은 정책을 사용할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위기를 극복할 해법을 모색하는 재대결에서도 하이에크의 패배가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재정지출을 촉구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