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가구업체들의 올 상반기 실적이 엇갈리고 있다. 한샘 퍼시스 에이스침대 등은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동시에 호조를 보였지만 리바트 에넥스 등은 매출이 줄거나 수익력이 떨어졌다. 장기화되고 있는 건설경기 침체에 맞선 각사의 사업전략에 따라 실적 명암이 엇갈렸다는 지적이다.

국내 가구 1위 업체인 한샘은 상반기 3305억원의 매출과 24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6.1%와 50.3% 늘어난 것이다. 퍼시스도 1451억원의 매출과 2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각각 4.2%와 18% 증가했다. 에이스침대는 매출이 9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늘었고,영업이익도 25.3% 증가했다.

하지만 상위권 가구업체 중 리바트 에넥스 등의 성적표는 시원찮은 편이다. 2위 가구업체인 리바트는 전년 동기 대비 17.1% 늘어난 2277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87억원으로 29.8% 감소했다. 에넥스는 외형이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106억원으로 흑자전환했지만 매출은 8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위축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실적 결과가 일반 소비자 시장의 성패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소비자 판매 비중이 지난해 66%에서 올 상반기에는 72%로 높아지는 등 소비자 시장에 치중한 것이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퍼시스는 중저가 사무용 가구와 의료용 가구 시장을 강화하고 영업점을 확대하는 등의 내수전략으로 상반기 좋은 실적을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중저가 가구브랜드인 FX-1 매출이 상반기 260억원을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리바트와 에넥스 등이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은 특판 비중이 여전히 높은 탓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리바트의 특판 비중은 매출의 42.9%에 이른다. 올 들어 소비자 시장을 적극 공략하면서 매출을 늘렸지만 영업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하는 바람에 수익은 오히려 악화됐다. 에넥스는 특판 매출마저 줄어들면서 외형 성장이 뒷걸음질쳤다.

가구의 핵심 원자재인 원목 파티컬보드(PB)에 대한 과도한 관세가 리바트 등 국내생산 비중이 큰 기업 수익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동남아산의 반덤핑을 막기 위해 2009년 4월부터 부과하고 있는 7.67%의 반덤핑 관세 탓에 생산 원가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