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의 공세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에게 집중됐다. 해외 출장을 이유로 당초 출석이 어렵다고 통보했던 허 회장이 낮 12시께 공청회에 참석하자 여야 의원들은 "정말 모시기 힘들다.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냐"며 몰아붙였다.

정치권의 복지논쟁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허 회장의 발언과 전경련의 정치인 로비 할당 문건 등에 대한 사과까지 요구했다. 마치 증인을 불러 닦달하는 것 같은 양상이었다. 일부 의원은 "대기업의 역할이 무엇이냐"는 수준 이하의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허 회장은 반기업정서에 대해 "일부 잘못된 사람 때문에 반기업정서가 확대 재생산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지만 대다수 대기업은 대단히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경련 해체 주장에 대해선 "(전경련이)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 검토해보자고 한 상태"라며 "과제가 나오면 얘기하겠다"고만 답했다.

여야 의원들은 낮 12시부터 돌아가면서 공청회장을 나가 점심(도시락)을 먹고 왔는데 이때 진술인들은 밥도 못 먹고 의원들의 질의를 받아야 했다. 고령인 경제단체장들은 계속 자리를 지켰다. 오후 1시50분이 돼서야 40분간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한 관계자는 "회의를 빨리 끝내기 위해 식사를 안하고 진행하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의원들만 먼저 점심을 먹고 회장단은 뒤늦게 식사하는 게 보기 좋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경제계 인사는 "무슨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의원들이 경제단체장들을 마치 죄인 취급하는 것 같아 답답했다"고 말했고 다른 관계자는 "정말 상생을 위한 공청회가 아니지 않느냐.왜 애꿎은 경제단체장들 불러놓고 화풀이하면서 반기업정서를 부추기는지 답답하다"고 했다.

김형호/최진석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