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이건희 삼성 회장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설 것을 다시 한번 주문했다.애플과의 소송전에 이어 구글이 모토로라 휴대폰 사업부문을 전격 인수하는 등 글로벌 IT기업간 경쟁이 본격화하는 데 따른 대응 차원이다.

김순택 삼성미래전략실장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이 회장이 전날(16일) 삼성전자 세트부문 사장단 업무보고 자리에서 최지성 부회장과 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에게 소프트 경쟁력 강화를 위해 M&A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김 실장은 “이 회장이 예전부터 하드웨어에 이어 소프트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라는 말씀을 해왔다”며 “글로벌 IT시장 주도권이 하드웨어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넘어가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이 소프트 M&A를 주문함에 따라 삼성전자가 어떤 형태로 구체화에 나설 지에 관심이 쏠린다.일각에선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소식이 전해진 직후 삼성전자가 통신특허를 확보하기 위해 블랙베리 제조업체 RIM을 인수하거나 HP와 제휴를 확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의 주문은) 소프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는 의미”라며 “구체적인 실행전략을 만들어놓은 건 아니다”고 말했다.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RIM과 같은 해외 기업을 인수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 기업들에 부품을 팔아야 한다”고 답해 당장 M&A에 나설 계획이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최 부회장은 ‘구글이 특허 확보를 위해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처럼 삼성도 M&A로 특허확보에 나서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도 특허는 많이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