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맹주'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자유선진당과 국민중심연합이 2년 만에 다시 한 몸이 된다. 새로운 당의 대표는 심대평 국중련 대표(사진)가 맡는다.

양당은 17일 국회에서 통합기획단 2차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통합기획단에서 실무작업을 맡았던 권선택 선진당 최고위원과 김용원 국중련 국민통합위원장은 결과 발표문을 통해 "선진당이 심 대표를 새로운 당의 대표로 추대하기로 제안했고,국중련은 이를 수락했다"면서 "양당의 이념,정강정책에 대해서는 실질적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양당의 통합안은 조속한 시일 내에 당무회의를 열어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전당대회를 통한 통합 추인 절차가 필요하지만 통합기획단은 이 과정을 생략해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심 대표는 2009년 8월 이회창 전 선진당 대표와 선진당 의원들이 자신의 국무총리 입각에 반대하자 탈당을 선언하고 국중련을 창당했다. 이후 충청권에서는 두 당이 모두 총선에 나설 경우 공멸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적지 않았다. 양당은 지난 3일부터 통합기획단 회의를 열어 통합 논의에 본격 착수했고 회의 3주 만에 이 같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새로운 당의 당명에 대한 결정은 20일 회의로 미뤄졌다. 선진당 측은 당 대표를 심 대표에게 양보한 대신 당명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통합당은 심 대표의 합류로 17석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이인제 무소속 의원이 양당의 통합논의 결과에 따라 새로운 통합당의 합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어 이 의원이 합류할 경우 의석 수는 18석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양당이 통합을 결정하면서 충청권의 차기 총선 구도는 다시 안갯속으로 빠졌다. 한나라당은 지명직 최고위원 한 자리를 충청권에 배려하며 충청권 끌어안기에 나섰고,민주당도 지방선거 승리 이후 세를 확산하며 조직정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양당의 합당으로 차기 총선은 한나라-민주 '양강구도'에서 '3강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