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한류' 새로운 신화 도전…네오위즈 '마법'은 계속된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Cover Story 네오위즈게임즈
중국 게임시장 '대박'
철저한 현지화 전략 '적중'…동시접속 270만명 사상 최고
해외 매출비중 50% 돌파
차세대 게임 개발 잇따라…日·북미·유럽 공략 '가속'
중국 게임시장 '대박'
철저한 현지화 전략 '적중'…동시접속 270만명 사상 최고
해외 매출비중 50% 돌파
차세대 게임 개발 잇따라…日·북미·유럽 공략 '가속'
지난 4월15일은 네오위즈게임즈의 잔칫날이었다. 사내에 현수막도 걸렸다. '크로스파이어 중국 270만명 돌파.'
네오위즈게임즈가 중국에서 서비스하는 1인칭슈팅(FPS)게임 크로스파이어 동시접속자 수가 270만명(3월 기준)을 넘은 것이다. 중국 온라인 게임 사상 최고 기록이다. 이를 테면,모든 인천시민이 동시에 이 게임에 접속한 것과 같은 셈이다.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사장은 "지금은 당시 최고 기록도 갈아치웠다"며 "트래픽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어디까지 갈지 나도 모르겠다"고 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주효
네오위즈게임즈 호실적의 배경에는 해외 사업의 급성장이 있다. 2008년 매출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6%(100억원)에 불과했지만,지난 2분기에는 54%(901억원)까지 급증했다. 이번 분기에는 사상 최대 분기 실적(매출 1677억원)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NHN 한게임을 앞지르고 넥슨,엔씨소프트와 함께 게임업계 '빅3' 반열에도 올랐다.
작년부터 경쟁사들의 실적이 지지부진한 반면 네오위즈게임즈의 성장세만 유독 두드러지고 있다. 그동안 공을 들였던 해외 진출이 성과를 내기 시작한 덕분이다. 중국에서 '대박'을 터뜨린 크로스파이어는 국내에서는 '별 볼일 없던 게임'이었다. 하지만 해외에 나가면서 철저히 현지화 전략을 폈다.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중국 수출을 위해 1년 이상 준비했다. UI(user interface)는 보다 직관적으로 바꿨고,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난이도도 낮췄다. 한국보다 열악한 인터넷 인프라,저사양 컴퓨터 등도 고려했다. 출시 이후에도 국내 개발진과 기술진들이 현지에 머물렀다. 이용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 콘텐츠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해킹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베트남에서는 최적화된 해킹 방어 솔루션을 도입했다. 크로스파이어는 베트남에서도 온라인 게임 1위를 차지했다.
◆정보기술(IT)업계의 마법사,네오위즈게임즈
네오위즈게임즈는 2007년 모회사인 네오위즈에서 기업 분할로 설립된 게임회사다. 네오위즈는 '새로움'을 의미하는 'neo'와 '마법사'를 뜻하는 'wizard'의 합성어로 '새로운 마법사'란 의미를 담고 있다. 1997년에 설립된 네오위즈는 국내 최초 인터넷 자동접속 프로그램 '원클릭'을 출시,인터넷업계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이후 인터넷에서 가상의 분신인 '아바타'라는 개념을 세계 최초로 선보이며 새로운 상용화 비즈니스 모델을 내놨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 기업의 수익 모델은 광고가 유일했다. 2003년에는 게임 포털 '피망'을 열고 본격적으로 게임 사업에 닻을 올렸다.
네오위즈게임즈는 게임업계에서도 '마법사'였다. 불모지였던 FPS 게임 시장을 '스페셜포스'로 성공시켜 개척했다. 2007년에는 국내 최초로 세계 최대 게임회사인 일렉트로닉아츠(Electronic Arts)와 1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 및 게임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일렉트로닉아츠와는 그동안 '피파 온라인' 시리즈와 '배틀필드 온라인' 등을 만들었다. '피파 온라인2'는 지난해 최고 동시접속자 수 22만명을 기록하는 등 지금도 국내 스포츠게임 1위를 달리고 있다.
정현초 네오위즈게임즈 피파 개발실장은 "처음에는 두 회사가 다른 공간에서 게임을 개발하다 보니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했다"며 "공동 개발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협업시스템을 구축했고,이제 다른 기업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공동 개발 역량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인재가 몰리는 젊은 기업'
게임산업은 사람이 가장 큰 자산이다. 다른 산업에 비해 유독 영업이익률이 높은 것은 고정비용의 대부분이 인건비이기 때문이다. '성장 동력=인재'라고 할 수 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애사심을 높이고 효율적인 근무 환경을 만들고 있다. 첫 출근하는 신입사원에게 모범택시를 타도록 하고,야근을 마친 뒤에는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업계 최초로 전 직원들에게 전용 콜택시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성 직원에게는 법으로 정해진 것보다 1개월 많은 4개월의 유급 출산휴가를 준다. 직원 자녀를 대상으로 사내 견학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5일에도 임직원 자녀 25명을 초청, 부모와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젊은 기업답게 사내 문화도 유연하다. 직급을 폐지했고 모든 사원들이 '~님'으로 호칭한다. 복장도 자유롭다. 입사 면접 때도 입사 요강에 '자유 복장'을 명시했다. 지난달에는 윤 사장이 전 사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반바지를 입도록 했다. 행여 눈치를 보는 직원이 있을까 윤 사장은 1주일 동안 반바지를 입고 출근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해 포천지가 뽑은 '일하기 좋은 한국 기업'에 선정됐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
네오위즈게임즈는 하반기에도 가파른 상승세를 몰아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상반기에 처음으로 매출의 해외 비중이 50%를 넘은 여세를 몰아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크로스파이어에 이어 또 다른 FPS게임인 '아바'가 최근 일본 북미 대만 등지에서 동시접속자 수 1만명을 돌파하면서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그동안 축적한 해외 진출 노하우를 발판으로 게임 유통업체(퍼블리셔) 없이 다중역할접속게임(MMOPRG) 4종과 웹게임 2종을 일본과 북미,유럽 지역에 직접 출시하기로 했다.
자체 게임 경쟁력도 강화한다. 펜타비전 네오위즈CRS 등 탄탄한 내부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자체 게임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40%였던 개발인력 비중을 57%까지 높였다. 3인칭 슈팅(TPS)게임 '디젤',캐주얼게임 '퍼즐버블 온라인',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록맨 온라인' 등도 차례로 선보이기로 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