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열흘 만에 '사자'로 돌아선 외국인 덕에 하루 만에 급반등하고 있다.

16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8.47포인트(3.82%) 뛴 1861.78을 기록 중이다.

전날 광복절 휴일로 국내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세계 증시는 대부분 오름세를 나타냈다. 특히 미국 뉴욕증시는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 등 기업 인수·합병(M&A) 소식에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에 코스피지수는 1850선을 웃돌며 장을 시작했고, 이후 상승폭을 키워 1860선도 되찾았다.

외국인이 거래일 기준 열흘 만에 '사자'에 나서 349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그동안 낙폭이 컸던 '차(자동차)·화(화학)·정(정유)'을 비롯해 전기전자, 금융 업종을 사들이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지난 12일까지 9거래일 연속 '팔자' 기조를 이어가며 이 기간 5조89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바 있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1966억원, 271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차익거래는 1272억원, 비차익거래의 경우 454억원 순매수를 나타내 전체 프로그램은 1726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 중이다.

업종별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화학이 4% 넘게 뛰어 전 업종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뛰고 있다.
또 다른 주도업종인 운수장비도 3%대 오르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주 삼인방은 3∼4%대 질주하고 있다.

증시 반등에 힘입어 증권업종이 4%대 강세를 탔고, 금융, 건설, 철강금속, 운수창고, 섬유의복 등도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시가총액 1∼20위 종목들이 동반 상승하는 등 시총 상위 종목들이 대부분 오름세를 타고 있다.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 소식으로 '안드로이드 진영' 내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가 상승폭이 차별화되는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보유한 삼성전자는 3%대 뛰고 있는 반면, LG전자는 상승폭이 1%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개인 매수세를 바탕으로 나흘째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코스닥지수는 20.19포인트(4.26%) 오른 494.34를 기록 중이다.

개인이 30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고, 기관도 60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은 36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10거래일째 '팔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의 업종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은 외국인 매물 부담으로 약세다. 7% 넘게 뛴 디지털콘텐츠를 비롯해 운송, 소프트웨어, 화학, 정보기술(IT)부품, 기계·장비 등이 4∼6%대 강세를 타고 있다.

삼성전자가 2015년까지 협력사 50곳을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키우는 상생 프로그램을 도입한다는 소식에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타고 있다. 상한가로 치솟은 이랜텍을 비롯해 에스엔유, 이오테크닉스, 인탑스 등이 5∼8%대 뛰고 있다.

모토로라에 부품을 납품하는 인터플렉스와 이엘케이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덕이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이틀째 하락하고 있다.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90원(0.73%) 떨어진 1070.6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