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기업들 '열도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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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침체·엔高·수출 차질 겹겹이 악재
첨단 공장 잇단 한국행…中과 합작사 설립 늘어
첨단 공장 잇단 한국행…中과 합작사 설립 늘어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 3월 발생한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 대지진 여파로 수출이 감소하고 소비가 위축된 탓이다. 몇몇 기업들은 경기가 내리막을 걷고 있는 일본을 탈출,한국과 중국으로 생산공장을 이전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의 2분기(4~6월) GDP가 직전 분기보다 1.3%(연율 기준) 줄었다고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도호쿠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 여파로 GDP의 약 60%를 차지하는 개인 소비가 직전 분기 대비 0.1% 감소했다"며 "부품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어 수출도 4.9% 줄었다"고 설명했다. 일본 GDP는 지난해 4분기 3.0% 감소했고 올해 1분기에도 3.7% 줄어들며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내수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엔화 가치까지 상승하자 생산 기반시설을 해외에 두는 일본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일본의 대표적 간장 제조업체인 깃코만이 최근 중국 및 대만 기업들과 중국 허베이성에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잎새버섯 재배업체인 유키구니마이다케는 1억5000만위안을 들여 상하이에 있는 중국 기업을 인수한 뒤 그곳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했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관계자는 "이미 많은 외국 기업이 진출해 있는 근해 지역보다는 청두 충칭 창사 등 내륙 지역에 진출하려는 일본 기업들이 많다"며 "내륙 지역은 아직까지 인건비가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자동차 전자 식품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하다"고 덧붙였다.
1970년대 일본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했던 한국도 최근 일본 업체들의 생산기지로 재부상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레이가 지난 6월 경북 구미에 탄소섬유 공장을 착공했고,JX에너지는 울산에 석유화학제품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전했다. 탄소섬유나 석유화학제품은 일본 기업들이 그동안 자국에서 주로 생산해왔다.
이 신문은 "법인세율이 일본은 40%인 반면 한국은 24%에 불과하다"며 "한국의 산업용 전력요금도 일본의 4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미국 유럽연합(EU) 등과 잇따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으나 일본은 FTA 체결이 지연되고 있는 것도 '탈(脫)일본'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이나 동남아와 달리 삼성전자 같은 대형 고객이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다케나카 히로시 도쿄일렉트론 사장은 "주요 거래업체 옆에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것은 생존의 필수조건"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본 내에서는 기술 유출이나 산업공동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악화되는 국내 여론을 의식,도레이는 최근 항공기용 탄소섬유 등 최첨단 제품은 일본에서만 생산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의 2분기(4~6월) GDP가 직전 분기보다 1.3%(연율 기준) 줄었다고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도호쿠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 여파로 GDP의 약 60%를 차지하는 개인 소비가 직전 분기 대비 0.1% 감소했다"며 "부품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어 수출도 4.9% 줄었다"고 설명했다. 일본 GDP는 지난해 4분기 3.0% 감소했고 올해 1분기에도 3.7% 줄어들며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내수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엔화 가치까지 상승하자 생산 기반시설을 해외에 두는 일본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일본의 대표적 간장 제조업체인 깃코만이 최근 중국 및 대만 기업들과 중국 허베이성에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잎새버섯 재배업체인 유키구니마이다케는 1억5000만위안을 들여 상하이에 있는 중국 기업을 인수한 뒤 그곳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했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관계자는 "이미 많은 외국 기업이 진출해 있는 근해 지역보다는 청두 충칭 창사 등 내륙 지역에 진출하려는 일본 기업들이 많다"며 "내륙 지역은 아직까지 인건비가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자동차 전자 식품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하다"고 덧붙였다.
1970년대 일본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했던 한국도 최근 일본 업체들의 생산기지로 재부상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레이가 지난 6월 경북 구미에 탄소섬유 공장을 착공했고,JX에너지는 울산에 석유화학제품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전했다. 탄소섬유나 석유화학제품은 일본 기업들이 그동안 자국에서 주로 생산해왔다.
이 신문은 "법인세율이 일본은 40%인 반면 한국은 24%에 불과하다"며 "한국의 산업용 전력요금도 일본의 4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미국 유럽연합(EU) 등과 잇따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으나 일본은 FTA 체결이 지연되고 있는 것도 '탈(脫)일본'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이나 동남아와 달리 삼성전자 같은 대형 고객이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다케나카 히로시 도쿄일렉트론 사장은 "주요 거래업체 옆에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것은 생존의 필수조건"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본 내에서는 기술 유출이나 산업공동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악화되는 국내 여론을 의식,도레이는 최근 항공기용 탄소섬유 등 최첨단 제품은 일본에서만 생산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