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류머티즘성관절염 '스마트 미사일'로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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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브렐·휴미라·레미케이드
생물학적 제제 '3강'에 한국BMS '오렌시아' 가세
생물학적 제제 '3강'에 한국BMS '오렌시아' 가세
내 몸을 공격하는 이상한 항체가 생겨 고생하게 되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이 류머티즘성관절염과 강직성척추염이다. 그동안 난치성 질환으로 인식돼왔으나 목표물만 선별적으로 파괴하는 '스마트 미사일'에 비유할 수 있는 생물학적 제제가 등장하면서 치료가 한결 수월해졌다.
현재 생물학적 제제로는 한국화이자의 '엔브렐',한국애보트의 '휴미라',한국얀센의 '레미케이드' 등이 3파전을 벌이고 있으며 내년 초 한국BMS가 '오렌시아'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류머티즘성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에는 일반적으로 비스테로이드성소염진통제(NSAIDs),스테로이드,증상완화항류마티스제(DMARDs),금제제 등 기타제제를 써보고 효과가 없거나 미흡할 경우 생물학적 제제를 처방하고 있다. 기존 세 가지 생물학적 제제는 모두 자가면역질환 발생에 관여하는 중요한 염증매개물질인 항종양괴사인자(TNF-α)를 표적으로 삼아 면역기능 이상을 조절한다.
◆약물 구조로 인해 차이나는 약효
TNF-α는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단백질 수용체(p55,p75 등 2종)와 결합해 염증을 유발한다. TNF-α 수용체는 혈액 속에 떠다니는 것(가용성)과 세포막에 부착된 것으로 나뉜다. 휴미라와 레미케이드는 TNF-α에 대한 항체의약품이다. 세포막과 혈액에 존재하는 두 가지 수용체에 모두 작용해 TNF-α의 염증 유발 작용을 방해한다. TNF-α의 작용을 무력화시키거나 TNF-α와 결합한 세포를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
휴미라는 인체 면역 체계에서 발견되는 항체와 유사한 최초의 100% 인간 유전자재조합 단일클론항체가 주성분이다. 이에 비해 레미케이드는 TNF-α와 달라붙는 항원결합부위(Fab)는 마우스 유래 항체로,실질적인 항체반응(탐식 작용)을 나타내는 고정부위(Fc)는 사람 항체로 구성한 '키메라(이종 결합)항체'다.
이에 비해 엔브렐은 혈액 속에 떠다니는 TNF-α만을 잠자리채처럼 포획한다. TNF-α수용체는 세포막에 붙어 있을 경우에만 염증 신호를 전달해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혈액 속에 부유하는 TNF-α를 붙잡아도 염증이 완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염증 반응시 이렇게 해서라도 TNF-α수를 줄여놓으면 염증이 가라앉는 직간접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항체 생성에 따른 약효 감소
생물학적 제제는 장기 투여하다보면 약물 자체에 맞서는 또 다른 항체가 생겨 약효가 떨어지게 돼 있다. 일반적으로 약물에 대한 항체가 없어야 약물 혈중농도가 높게 유지되고 반대로 항체가 있으면 혈중농도가 낮아져 약효가 줄어들게 된다.
올해 미국의학협회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휴미라 복용 환자 중 치료 후 3년 뒤 항체가 생긴 그룹은 약물 투여를 중단하는 치료실패율이 38%에 달한 반면 그렇지 않은 그룹은 14%에 불과했다.
레미케이드는 전체 구성성분의 25%가 쥐(마우스)에서 유래된 항체이기 때문에 이를 공격하는 또다른 항체물질이 몸에서 더 많이 생겨나고 이로 인해 약효가 떨어지는 정도가 휴미라보다 더 크다.
정형진 한국화이자 의학부 이사는 "휴미라와 레미케이드는 이론적으로 더 뛰어나지만 약물에 대한 항체가 생성하는 문제가 있다"며 "이런 면에서 엔브렐은 약물설계상 항체를 유발하는 비율이 매우 적은 약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암과 결핵 등 감염질환 부작용
TNF-α는 이름 그대로 종양(암)과 병원체를 죽이는 물질이다. 따라서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려 TNF-α의 기능을 차단하다 보면 암과 결핵 같은 감염질환이 초래될 수 있다.
지난해 나온 영국 류머티즘생물학회지(BSRBR)에 따르면 류머티즘 치료제 복용에 따른 결핵 유발률은 4년 경과 후 1% 미만 수준이긴 하나 휴미라,레미케이드,엔브렐,DMARDs순으로 높았다. 프랑스에서 이뤄진 연구에서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정형진 이사는 "휴미라와 레미케이드는 모든 TNF-α를 사멸시키는 반면 엔브렐은 혈액에 떠다니는 TNF-α만 잡기 때문에 결핵 유발율이 적다"며 "휴미라와 레미케이드는 잠복하고 있는 결핵균의 '외투'를 벗겨 준동시킨다면 엔브렐은 결핵균을 붙잡아 놓은 채로 내버려두므로 결핵균이 활성화되지 않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TNF-α 억제제들의 암 유발 가능성과 관련,"이론적으로는 타당하나 임상에서 유의한 추세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다만 림프종이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용법 및 환자의 사용 편의성 차이
엔브렐은 매주 2회,휴미라는 2주에 한 번 피하주사하게 돼 있다. 당연히 휴미라가 사용상 편리하다. 이에 비해 레미케이드는 0,2,6주 투여 후 6~8주마다 한번 정맥주사로 병원에서 맞아야 하기 때문에 매우 불편하다.
주지현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센터 교수는 "TNF-α 억제제는 약제마다 투여 방법에서 차이가 있으나 효과면에서는 대등소이하다"며 "결국 의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현재 생물학적 제제로는 한국화이자의 '엔브렐',한국애보트의 '휴미라',한국얀센의 '레미케이드' 등이 3파전을 벌이고 있으며 내년 초 한국BMS가 '오렌시아'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류머티즘성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에는 일반적으로 비스테로이드성소염진통제(NSAIDs),스테로이드,증상완화항류마티스제(DMARDs),금제제 등 기타제제를 써보고 효과가 없거나 미흡할 경우 생물학적 제제를 처방하고 있다. 기존 세 가지 생물학적 제제는 모두 자가면역질환 발생에 관여하는 중요한 염증매개물질인 항종양괴사인자(TNF-α)를 표적으로 삼아 면역기능 이상을 조절한다.
◆약물 구조로 인해 차이나는 약효
TNF-α는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단백질 수용체(p55,p75 등 2종)와 결합해 염증을 유발한다. TNF-α 수용체는 혈액 속에 떠다니는 것(가용성)과 세포막에 부착된 것으로 나뉜다. 휴미라와 레미케이드는 TNF-α에 대한 항체의약품이다. 세포막과 혈액에 존재하는 두 가지 수용체에 모두 작용해 TNF-α의 염증 유발 작용을 방해한다. TNF-α의 작용을 무력화시키거나 TNF-α와 결합한 세포를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
휴미라는 인체 면역 체계에서 발견되는 항체와 유사한 최초의 100% 인간 유전자재조합 단일클론항체가 주성분이다. 이에 비해 레미케이드는 TNF-α와 달라붙는 항원결합부위(Fab)는 마우스 유래 항체로,실질적인 항체반응(탐식 작용)을 나타내는 고정부위(Fc)는 사람 항체로 구성한 '키메라(이종 결합)항체'다.
이에 비해 엔브렐은 혈액 속에 떠다니는 TNF-α만을 잠자리채처럼 포획한다. TNF-α수용체는 세포막에 붙어 있을 경우에만 염증 신호를 전달해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혈액 속에 부유하는 TNF-α를 붙잡아도 염증이 완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염증 반응시 이렇게 해서라도 TNF-α수를 줄여놓으면 염증이 가라앉는 직간접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항체 생성에 따른 약효 감소
생물학적 제제는 장기 투여하다보면 약물 자체에 맞서는 또 다른 항체가 생겨 약효가 떨어지게 돼 있다. 일반적으로 약물에 대한 항체가 없어야 약물 혈중농도가 높게 유지되고 반대로 항체가 있으면 혈중농도가 낮아져 약효가 줄어들게 된다.
올해 미국의학협회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휴미라 복용 환자 중 치료 후 3년 뒤 항체가 생긴 그룹은 약물 투여를 중단하는 치료실패율이 38%에 달한 반면 그렇지 않은 그룹은 14%에 불과했다.
레미케이드는 전체 구성성분의 25%가 쥐(마우스)에서 유래된 항체이기 때문에 이를 공격하는 또다른 항체물질이 몸에서 더 많이 생겨나고 이로 인해 약효가 떨어지는 정도가 휴미라보다 더 크다.
정형진 한국화이자 의학부 이사는 "휴미라와 레미케이드는 이론적으로 더 뛰어나지만 약물에 대한 항체가 생성하는 문제가 있다"며 "이런 면에서 엔브렐은 약물설계상 항체를 유발하는 비율이 매우 적은 약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암과 결핵 등 감염질환 부작용
TNF-α는 이름 그대로 종양(암)과 병원체를 죽이는 물질이다. 따라서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려 TNF-α의 기능을 차단하다 보면 암과 결핵 같은 감염질환이 초래될 수 있다.
지난해 나온 영국 류머티즘생물학회지(BSRBR)에 따르면 류머티즘 치료제 복용에 따른 결핵 유발률은 4년 경과 후 1% 미만 수준이긴 하나 휴미라,레미케이드,엔브렐,DMARDs순으로 높았다. 프랑스에서 이뤄진 연구에서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정형진 이사는 "휴미라와 레미케이드는 모든 TNF-α를 사멸시키는 반면 엔브렐은 혈액에 떠다니는 TNF-α만 잡기 때문에 결핵 유발율이 적다"며 "휴미라와 레미케이드는 잠복하고 있는 결핵균의 '외투'를 벗겨 준동시킨다면 엔브렐은 결핵균을 붙잡아 놓은 채로 내버려두므로 결핵균이 활성화되지 않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TNF-α 억제제들의 암 유발 가능성과 관련,"이론적으로는 타당하나 임상에서 유의한 추세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다만 림프종이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용법 및 환자의 사용 편의성 차이
엔브렐은 매주 2회,휴미라는 2주에 한 번 피하주사하게 돼 있다. 당연히 휴미라가 사용상 편리하다. 이에 비해 레미케이드는 0,2,6주 투여 후 6~8주마다 한번 정맥주사로 병원에서 맞아야 하기 때문에 매우 불편하다.
주지현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센터 교수는 "TNF-α 억제제는 약제마다 투여 방법에서 차이가 있으나 효과면에서는 대등소이하다"며 "결국 의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