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의 맹렬 여성 자동차 영업사원인 A씨는 직업상 많은 사람을 만난다. 그런데 피곤해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들어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정말 피곤하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컨디션이 좋은 날에도 이런 얘길 들으면 영업실적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 눈밑 지방과 도드라진 다크서클이 이유인 듯해 수술을 마음먹고 있다.

눈은 사람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눈매에 따라 순해 보일 수도,고집스러운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다.

눈 밑에 지방주머니가 불룩하다면 피곤하고 고집스럽고 나이 들어 보이기 쉽다. 40~50대에 눈 밑 지방이 심해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과로와 스트레스 속에 살며 타고난 피부탄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20~30대부터 생길 수 있다.

요즘 눈 밑 지방제거 수술은 과거처럼 눈밑 속눈썹 라인을 따라 절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방재배치술을 많이 쓴다. 과거 피부절제 및 지방제거는 수술 후 멍이 들고 회복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직장인들은 휴가를 내지 않는 이상 수술을 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방재배치술은 결막을 통해 레이저를 집어넣어 불룩 나온 지방을 적절히 제거하고 잉여분의 지방을 푹 꺼진 쪽으로 이동시켜 볼륨감을 살려주는 방식이어서 겉에서 흉터가 보이지 않고 수술 후 회복도 5일 이내로 빠른 편이다.

이강원 미고성형외과 원장은 "지방을 지나치게 많이 제거하면 오히려 눈 밑이 푹 꺼지면서 인상이 더 날카로워 보이게 된다"며 "결막을 통해 지방을 자연스럽게 이동시켜 전체적으로 편평하면서도 건강하게 보이게 하는 게 시술의 노하우"라고 말했다. 이 시술은 50분 정도 소요되며 실밥을 뽑는 일도 없다.

이 원장은 "지방재배치술은 주로 50대 이상이 받기 때문에 수술 전에 고혈압,당뇨병 여부를 파악해 대비해야 한다"며 "고혈압이 있으면 수술시 혈압이 올라갈 수 있어 미리 혈압을 조절해야 하며 혈액순환제나 관련 보조식품을 복용했다면 수술하기 2주 전부터 끊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