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선주자였던 오세훈 서울시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차기 대권구도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대선주자들은 오 시장의 불출마가 가져올 유불리를 계산하며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5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리는 '육영수 여사 제37주기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박 전 대표의 본격 대선 행보가 언급된 상황에서 나서는 첫 공식 일정이라는 점에서 정치권의 시선이 쏠린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그동안 구상해온 정책 방향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추도식에서 유족인사를 통해 "경제가 성장하고 외형적으로 발전하면 할수록 항상 약자 편에서 생각했던 어머니의 가르침이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고 언급한 뒤 '사회보장기본법 전부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추도식에선 최근 미국의 재정위기를 몰고온 재정건전성 문제나 남북관계 등 안보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던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전당대회 이후 변화된 당 상황과 오 시장 지지율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의 한 측근은 "오 시장의 지지율이 비박(非朴 · 박근혜를 좋아하지 않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우리 쪽으로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며 "상당수 친이계 의원들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정몽준 전 대표는 한 · 일 외교 현안에 집중하며 보수표 끌어안기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최근 여야 의원 130명과 함께 간 나오토 일본 총리에게 위안부 문제 해결 촉구 서한을 보낸 데 이어 지난 10일 여야 의원들의 '수요집회' 참여를 주도했다. 그는 다음달 1일 국회에서 1999년 발표된 '신 한 · 일 어업협정'에 대한 토론회를 시작으로 독도 문제 공론화에도 나선다.

야권은 손학규 대표,문재인 이사장 간 대결 구도 속에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정동영,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대거 참여하는 '올스타 플레이'를 통해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는 구상이다. 특히 손 대표와 문 이사장의 양자 대결의 흥행에 기대를 걸고 있다.

문 이사장은 이날 "다른 야당들은 통합하면 민주당에 흡수 소멸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연합정당 형태로 가면 된다"고 연합정당론을 제시했다.

구동회/김형호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