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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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군주론'의 실제 모델은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전제군주였던 체자레 보르지아(1475~1507년)다. 27세에 권력을 장악한 후 뛰어난 정치력을 발휘했지만 납치와 배신에 잔혹한 암살을 자행해 '우아한 냉혹'이란 평가를 받았다. 당시 바티칸 주재 베네치아 대사는 '매일 밤 4~5구의 시체가 발견된다. 전 로마가 체자레에게 암살당할까봐 떨고 있다'고 보고했을 정도다. 종말은 비참했다. 32세에 한 전투에서 25군데나 칼에 찔리고 벌거벗겨진 채 진흙탕에 버려졌다.
암살(assassination)의 어원은 아랍어 하시신(hashishin)이다. 마약의 일종인 해시시를 먹은 사람이란 뜻을 지녔다. 11세기 말 지중해 동부에서 이슬람 시아파 분파가 만든 비밀결사 '하시신'이 해시시를 먹고 수니파 지도자,십자군 전사 등을 암살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 결사의 지침은 '더 많이,더 잔인하게 살해하라'였다니 섬뜩하다.
1차 세계대전의 빌미가 됐던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 부부의 암살은 '기묘한 불운'의 결과였다. 1914년 6월28일 세르비아 민족주의 단체 '흑수단'이 사라예보 거리 카퍼레이드 도중 대공 부부를 암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첫 번째 요원은 용기가 없어 포기했고,두 번째 요원은 수류탄을 던졌지만 빗나가면서 대공 대신 수행원 20여명이 부상당했다. 하지만 대공이 부상자 위문을 가던 중 길을 잘못 든 게 화근이었다. 하필 흑수단 요원이 요기를 하던 매점 앞에 차가 멈추는 바람에 총격을 당했다.
암살 하면 북한도 빠지지 않는다. 1983년 아웅산 테러는 한국 정부를 통째로 붕괴시키려는 만행이었다. 김정일 위원장 전처 성혜림의 조카인 이한영씨는 1982년 귀순 뒤 북한 권력층의 부패를 알리는 데 앞장서다 97년 2월15일 자신의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살해당했다. 작년에는 황장엽씨를 암살하기 위해 밀파된 북한 정찰총국 공작원들이 체포됐다.
김관진 국방장관을 암살하려는 북한 특수공작조가 암약중이라 한다. 즉각적 원점 타격을 천명해온 김 장관이 눈엣가시이기 때문일 게다. 한편으론 도움을 청하면서도 무력 도발과 사이버 테러에 암살 기도까지 서슴지 않는 행태가 혀를 내두르게 한다. 그제는 연평도 동북쪽 NLL(북방한계선)에 또 포격을 가했다. 단호한 응징으로 도발 의지를 꺾어 놓는 수밖에 없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암살(assassination)의 어원은 아랍어 하시신(hashishin)이다. 마약의 일종인 해시시를 먹은 사람이란 뜻을 지녔다. 11세기 말 지중해 동부에서 이슬람 시아파 분파가 만든 비밀결사 '하시신'이 해시시를 먹고 수니파 지도자,십자군 전사 등을 암살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 결사의 지침은 '더 많이,더 잔인하게 살해하라'였다니 섬뜩하다.
1차 세계대전의 빌미가 됐던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 부부의 암살은 '기묘한 불운'의 결과였다. 1914년 6월28일 세르비아 민족주의 단체 '흑수단'이 사라예보 거리 카퍼레이드 도중 대공 부부를 암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첫 번째 요원은 용기가 없어 포기했고,두 번째 요원은 수류탄을 던졌지만 빗나가면서 대공 대신 수행원 20여명이 부상당했다. 하지만 대공이 부상자 위문을 가던 중 길을 잘못 든 게 화근이었다. 하필 흑수단 요원이 요기를 하던 매점 앞에 차가 멈추는 바람에 총격을 당했다.
암살 하면 북한도 빠지지 않는다. 1983년 아웅산 테러는 한국 정부를 통째로 붕괴시키려는 만행이었다. 김정일 위원장 전처 성혜림의 조카인 이한영씨는 1982년 귀순 뒤 북한 권력층의 부패를 알리는 데 앞장서다 97년 2월15일 자신의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살해당했다. 작년에는 황장엽씨를 암살하기 위해 밀파된 북한 정찰총국 공작원들이 체포됐다.
김관진 국방장관을 암살하려는 북한 특수공작조가 암약중이라 한다. 즉각적 원점 타격을 천명해온 김 장관이 눈엣가시이기 때문일 게다. 한편으론 도움을 청하면서도 무력 도발과 사이버 테러에 암살 기도까지 서슴지 않는 행태가 혀를 내두르게 한다. 그제는 연평도 동북쪽 NLL(북방한계선)에 또 포격을 가했다. 단호한 응징으로 도발 의지를 꺾어 놓는 수밖에 없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