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의 구원투수'로 불리는 연기금이 이번 코스피지수 급락 과정에서도 어김없이 등판했다. 지난 5일 이후 낙폭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오히려 매수세를 높여가고 있다. 기아차를 비롯한 대형 수출주를 우선적으로 사고 있어 저가 매수를 염두에 둔 투자자라면 참고할 만하다.

9일 연기금은 5057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지키는 버팀목이 됐다. 2일 1848억원 순매수한 것을 시작으로 5일 4852억원,8일 4079억원을 사들이며 급락장에서 주식을 가장 적극적으로 매수하는 투자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2일 이후 1주일간 순매수 금액은 1조8665억원에 이른다.

연기금은 8일까지 기아차를 1334억원 순매수한 것을 비롯해 LG화학(1174억원) 삼성전자(1241억원) 하이닉스(998억원) 포스코(963억원) 등 대표적인 수출주를 사들였다. 코스닥에서는 아이씨디서울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장비주를 적극적으로 매수했다.

매수 강도를 높여가는 연기금의 움직임에서 증시 반등을 기대하는 분석도 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은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성향을 갖고 있어 전통적으로 주가가 바닥권에 근접했을 때 본격적으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국내 자금이 수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연기금의 움직임에서 분위기 전환의 실마리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