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산자동차가 사업계획을 긴급 변경했다. 핵심은 수출을 줄이고 해외 현지생산을 늘린다는 것이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은 해외 아웃소싱을 줄이기로 했다. 미국 내에서 직원을 찾고,미국 땅에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히타치는 TV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을 해외로 이전키로 했다. 세계 50대 은행은 올해 말까지 10만명이 넘는 인력을 감축하기로 했다.

기업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확산에 대비해 발빠르게 위기대응형 경영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급격한 환율변동과 장기 불경기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수출 줄여,수익성 방어 나선 닛산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산업계가 닛산자동차로 인해 술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가 엔고에 대한 대응으로 자동차 수출을 줄이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닛산은 엔화 가치가 달러당 1엔씩 올라갈 때마다 연간 영업이익이 200억엔(2677억원)씩 줄어든다고 밝혔다. 수출을 많이 할수록 손해가 나기 때문에 해외 생산을 늘리고 일본 내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물량은 줄이기로 했다. 닛산이 목표로 정한 수출 비중은 50% 이하다. 지난 6월의 62%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도요타와 혼다도 자동차 수출 축소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산 설비를 해외로 이전하는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다. 전자업체 파나소닉은 물류 · 조달사업부를 동남아시아 국가로 옮기기로 했다.

혼다는 최근 멕시코에 소형 자동차 공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업체 히타치는 55년 만에 TV 자체 생산을 포기하고 전량 해외 업체에 위탁했다.

◆인력 감축 도미노

독일의 대표적 에너지 업체인 이온(E.ON)도 인력 1만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지 신문 쥐트도이체차이퉁에 따르면 이온은 전체 인력의 3분의 1인 1만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온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그러나 이 회사 언론 담당자는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회사의 전략을 재검토할 것이며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진 상태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온의 고위 관계자는 최근 "현재 회사는 중요한 사업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도 리서치 파트 임원 20%를 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210~240여명의 임원을 뽑아온 모건스탠리는 실적 악화와 불황에 대비해 임원을 대폭 감축하기로 했다. 모건스탠리는 2분기에만 5억58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앞서 골드만삭스도 전 세계 지점에서 1000명을 감원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뉴욕 지점에서만 230여명을 해고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HSBC,크레디트스위스,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세계 50대 글로벌 은행들이 올해만 10만명이 넘는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장성호/김희경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