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먼저 로스쿨 제도를 도입한 일본에서 구조조정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너무 많이 만든 게 원인으로 지적된다.

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요코하마(橫浜)시에 있는 도인요코하마(桐蔭橫浜)대학 법과대학원(로스쿨)과 사이타마시의 오미야(大宮) 법과대학원은 내년 신학기가 시작되는 4월에 통합하기로 했다고 8일 발표했다.

새 학교명은 도인 법과대학원이다. 오미야 법과대학원은 내년 봄을 끝으로 신입생을 더는 모집하지 않고, 재학생이 모두 졸업하는 2016년 3월 문을 닫을 예정이다. 사실상 학교가 없어지는 셈이다. 효고(兵庫)현 히메지시에 있는 히메지돗쿄(姬路獨協)대학이 올해부터 학생 모집을 중단한 데 이어 두 번째 구조조정 사례다.

법과대학원 졸업생이 응시하는 일본 신(新) 사법시험의 지난해 평균 합격률은 25.41%였지만 오미야 법과대학원은 10%, 도인요코하마대 대학원은 7%로 저조했다. 두 학교 모두 일하면서 배우는 사회인을 중심으로 학생을 받아들인 것이 합격률이 낮아진 원인으로 꼽힌다.

합격률이 떨어지자 2004년도 1605명에 이르렀던 오미야 법과대학원의 입시 지원자는 올해 96명으로 줄었다. 경영난을 견디다 못해 통합을 자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부과학성은 2012년도 예산부터 사법시험 합격 실적이 저조한 대학원에 대한 공적 지원을 대폭 줄일 예정이어서 앞으로 문을 닫는 법과대학원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은 법대 출신자로 가득찬 법조계에 다양한 인재를 끌어들이겠다며 미국식 로스쿨 제도를 모방해 2004년 4월 3년제 법과대학원 제도를 도입했다.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를 도입한 한국보다 5년 앞섰다. 일본의 법과대학원을 졸업하면 5년 안에 3번까지 신사법시험을 볼 수 있다. 애초 20∼30개교가 적정 규모로 여겨졌지만 74개교가 난립하면서 학교별 신사법시험 합격률이 떨어지고, 법학 미전공자나 사회인 지원자가 매년 줄어드는 문제점이 나타났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