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함께 더블딥(이중침체)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닷새째 급락, 1860선으로 추락했다. 올 들어 처음으로 1900선 아래에서 장을 마쳐 연저점을 기록했다.

8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4.30포인트(3.82%) 급락한 1869.45로 장을 마쳤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5일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한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1910선으로 물러나 장을 출발했다. 주요 7개국(G7) 공조 덕에 장 초반 낙폭을 줄이는 듯 했던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매물 확대와 개인의 공포 매물 출회 여파로 재차 낙폭을 키웠다.

수급상 장 초반엔 닷새째 '팔자'에 나선 외국인이 코스피지수 하락을 이끌었으나 오후 들어 개인이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매물을 쏟아내면서 지수가 1800선으로 곤두박질쳤다. 이에 지수는 장중 한때 1800.00(-7.40%)까지 추락,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 이후 최대 낙폭으로 떨어졌다.

이와 함께 2009년 1월15일 이후 처음으로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선물시장이 5% 이상 하락하는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되면서 오후 1시23분 유가증권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이후 5분간 유가증권시장의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이 정지됐다.

끝내 전 거래일(-3.70%)에 이어 3% 넘게 밀려 장을 마감, 2009년 11월27일(-4.69%) 두바이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 사태로 증시가 폭락한 이후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외국인이 오후 들어 매도 규모를 눈에 띄게 줄여 784억원 매도 우위로 장을 마감했다. 개인은 733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기관이 643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사자'에 나선 가운데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됐다. 차익거래는 590억원, 비차익거래의 경우 4665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5255억원 매수 우위로 집계됐다.

전 업종이 급락한 가운데 증권업종이 6% 넘게 추락했다. 은행, 기계, 의료정밀이 5% 넘게 빠졌고, 전기전자, 화학, 운수장비 업종도 3∼4%대 급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시총 1∼100위권 종목들 가운데 오른 종목은 금호석유, 현대위아, 영풍 등 3개에 그쳤다. 52주 신저가 종목이 237개에 달했다.

유가증권시장 하락 종목수는 하한가 18개 등 835개로 집계됐다.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11개 등 62개에 불과했고, 16개 종목은 보합을 나타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