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국 호주 인도 등 아시아 · 태평양 지역의 11개 국가 중에서 한국인이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보다는 현 직장을,성장률 높은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을 택하겠다는 설문 응답자가 많았다.

글로벌 재보험사인 스위스재보험(스위스리)의 클라란스 웡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스위스재보험 소비자 위험감수성향지수(CAFRI)'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스위스리가 지난 4~5월 아 · 태지역 11개 국가의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20~40대 1만3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수치다. 스위스리는 1863년 스위스 취리히에 설립된 재보험사로 지난해 수입보험료는 19억7000만달러,순이익은 9000만달러였다.

조사에 따르면 CAFRI 랭킹에서 직업 부문에 대한 한국인의 위험 감수성향은 11개국 중 11위(35.0)로 가장 낮았다. 1위는 싱가포르(46.6)였고 호주가 2위(44.7),중국과 대만이 공동 3위(44.1)였다.

웡 이코노미스트는 "대기업에 가겠는가 아니면 성장률이 높은 중소기업에 가겠는가,또 현재 사업기회가 있으면 지금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할 의사가 있는가를 물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창업을 하겠다는 응답률이 매우 높아 1위로 꼽혔다고 그는 전했다. 반면 한국인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나 창업을 선택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만약 가족이 없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물었을 때도 한국인들의 위험감수성향지수는 55.2로 꼴찌였다. 일본(56.6) 호주(64.5)를 제외한 인도(86.4) 인도네시아(74.5) 대만(73.3) 중국(70.9) 등 나머지 국가 응답자들은 훨씬 적극적으로 '모험'을 추구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중소기업 · 대기업 간 임금 격차가 크고 자칫 실업 상태에 빠졌을 때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