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프리미엄진 사업을접고 있다. 지난 4월 SK네트웍스가 이탈리아 프리미엄진 '리플레이' 사업을 접은 데 이어 최근 제일모직도 미국 프리미엄진의 대표주자 격인 '세븐 포 올 맨카인드'(세븐진)와 재계약을 맺지 않고 국내 유통을 포기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3일 "프리미엄진 시장은 최근 3년 동안 불황을 겪은 데다 앞으로도 시장성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며 "사업성과 수익성 등을 고려해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제일모직이 세븐진으로 연간 10억원대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백화점의 진캐주얼 상품기획자(MD)는 "세븐진을 계약할 때 연간 몇만달러씩 들여오기로 했기 때문에 재고가 많이 쌓여있는 걸로 안다"며 "백화점에선 이미 세븐진 고별전을 끝내고 브랜드를 뺀 상태여서 재고 물량은 여주 · 파주 등 아울렛 물량으로 돌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프리미엄진 시장이 정체된 것은 고가(30만~100만원대)인 만큼 메리트가 없는 데다 한국인 체형엔 맞지 않은 탓이라는 지적이다. 김상효 롯데백화점 진캐주얼 MD는 "서양인과 체형이 다른 한국인은 프리미엄진의 상당 부분을 잘라내야 하기 때문에 옷 형태가 바뀌고 원래 브랜드의 피팅감이 나오지 않는다"며 "외투 티셔츠 등 같이 코디할 수 있는 아이템이 없는 것도 시장 침체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각 백화점에서 3~4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프리미엄진 '씨위' 판권을 갖고 있는 신원 관계자도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