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와 피치는 2일 미국이 채무 한도를 높이고 재정 감축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을 일단 평가하면서 이 나라에 부여해온 최고 등급을 유지한다고 각각 밝혔다. 무디스와 피치는 그러나 미국이 최고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선 재정을 과감하게 감축해야 한다며 추후 등급 강등이 가능한 ‘부정적 관찰 대상’이란 점을 일제히 강조했다.

무디스는 이날 성명에서 “미국의 조치가 (무디스가 부여해온) 최고 등급인 Aaa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장기적인 적자 감축을 향한 첫 발걸음”이라며 향후 과감한 감축 이행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 공화-민주 양당이 ‘슈퍼위원회’를 설치해 오는 11월까지 1조5000억달러의 추가 감축 조치를 구체화하도록 하는 내용을 합의에 포함시켰음을 상기시킨 뒤 “그 실효성이 확인되지 않은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피치도 이날 무디스 성명이 나오기 몇시간 전 미국의 신용 등급을 AAA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피치는 그러나 신용 전망은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향후 등급 강등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이 채무 부담을 크게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주요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의 조치와 관련해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S&P도 이미 미국을 부정적 관찰 대상에 포함시킨 상태다. 이는 AAA 등급이 향후 12-18개월 사이 강등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중국 신용평가사 다궁(大公)은 미국의 신용 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고 중국 관영 통신 신화가 3일 보도했다. 신용 전망도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다궁은 지난해 11월 미국이 2차 ‘양적 완화’ 조치를 취한 것을 계기로 미 국채 등급을 AA에서 A+로 낮춘 후 신용 전망을 추가 하향이 가능한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유지해왔다. 신화는 “미국이 부채 시한폭탄을 해체하는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