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더블딥 우려에 '폭락'…다우 8일째 내리막
뉴욕증시가 경기 둔화 우려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8거래일째 S&P500 지수는 7거래일 하락하면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265.87포인트(2.19%) 떨어진 1만1866.62에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는 8일 연속 하락했다.

S&P500지수도 7일째 하락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32.89포인트(2.56%) 내려간 1254.05를 기록했다. 연중 최저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669.24로 75.37포인트(2.75%) 떨어져 3대 지수 중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마크 브론조 SGI 머니 매니저는 "시장의 관심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에서 경기 둔화에 대한 걱정으로 이동했다"면서 "경기 불확실성에 따라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둔화로 인해 더블딥(이중침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 거래량도 급증해 투매 양상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거래량은 97억주로 연평균 거래량인 75억주보다 많았다.

프레드 딕슨 데이비드선 코스 수석시장전략가(CMS)는 "워싱턴을 벗어난 투자자들의 관심이 실물 경제에 대한 우려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 연방정부는 부채 관련 협상을 타결했다. 상원은 이날 연방정부 부채상한을 최소 2조1000억달러로 증액하는 내용의 부채 타결안을 표결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하원에 이어 상원을 통과한 법안을 서명해 법제화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위기는 일단락됐으나 미국의 국가 신용 등급 강등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고 경기 둔화도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3대 국제 신용 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는 이날 미국 정부의 부채 한도 증액 협상 타결 소식에도 국가 신용 등급 하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피치는 부채 상한을 늘리기 위한 정치권의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한 확실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치는 이달말쯤 미 신용등급을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진한 경기 지표 소식도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 미 상무부는 이날 지난달 소비 지출이 전월(0.1% 증가) 대비 0.2% 감소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전문가가 집계한 예상치는 0.1% 증가할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지난 2009년 9월 이후 첫 감소세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은 배럴당 전날보다 1.10달러(1.2%) 하락한 93.7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금 관련주식은 평균 1.8% 상승했다. 할모니골드마이닝은 6.97% 급등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