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성급한 '中 혁신중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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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ALL STREET JOURNAL - 본사 독점전재
R&D 지출은 많고, 성과는 적어…부정행위 등 문제 해결해야
R&D 지출은 많고, 성과는 적어…부정행위 등 문제 해결해야
중국이 기술혁신 분야에서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을 따라잡고 있다는 기사가 각종 매체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언론은 대개 "중국의 특허 신청이 계속 늘어나고 있고 첨단 제품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며 "반면 미국과 유럽은 암울하다"고 보도한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 다르다. 많은 이들이 기술혁신에 들어가는 비용과 성과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기술혁신 투자는 상당한 수준이다. 중국의 2002년 연구 · 개발(R&D) 지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1%였다. 지난해에는 GDP의 1.5%로 늘어났고,2020년이 되면 2.5%가 될 전망이다. 세계 각국의 R&D 지출 중 중국의 비중은 2002년 5.0%에서 지난해 12.3%로 증가했다. 약 35%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다. 세계지적소유권기구(WIPO)는 중국이 2008년에 20만3500여건의 특허를 출원했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만 보면 중국은 일본(50만2100여건)과 미국(40만1000여건)의 뒤를 잇는 혁신적 국가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중국이 말하는 기술혁신의 대부분은 현재의 디자인을 약간 변형한 수준이다. 또 중국법이 외국 특허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중국 업체들이 악용하는 경우도 많다. 먼저 자국에서 특허 등록을 한 다음,중국에 특허 등록이 돼 있지 않은 외국 업체들에 특허 침해를 주장하는 식이다.
중국에는 전 세계 인구의 20%에 달하는 사람이 살고 있다. GDP는 9%,R&D 지출은 12%를 차지한다. 하지만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특허를 신청하거나 특허 승인이 난 경우는 1%에 불과하다. 게다가 중국에서 이뤄진 특허 출원 중 50%는 다국적 기업의 자회사가 한 것이다.
이같이 많은 비용을 들인 것에 비해 기술혁신의 성과가 좋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시간 문제가 있다. 기술혁신은 상당한 지식이 축적돼야 가능하다. 중국은 기술 경쟁에 뛰어든 지 얼마 되지 않았다. R&D 자금을 각 프로젝트에 배정하는 과정이 대개 정치적이고 비효율적인 것도 문제다. 정책 입안자들은 초대형 프로젝트만 선호한다. 과학적 검토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R&D 지원을 승인하기도 한다.
부정 행위도 빈번하다. 중국과학기술협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 대상자 3만명 중 50% 이상이 논문 조작 등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람을 한 명 이상 알고 있다고 답했다. 중국의 교육방식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창조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가르치는 대신 단순 암기 위주의 학습을 강조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베이징에 연구소를 설립했을 당시 고용했던 중국 대학 졸업생들이 뛰어나긴 했지만 연구활동에는 매우 수동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이 통신 등 일부 분야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기술혁신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여러 문제점들을 극복해야 한다.
아닐 굽타 < 美메릴랜드대 석좌교수 >
◆이 글은 아닐 굽타 인도 저널리스트 겸 미국 메릴랜드대 스미스경영대학원 석좌 교수가 '중국이 혁신의 중심? 아직 이르다(China as an Innovation Center? Not so fast)'란 제목으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
정리=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하지만 현실은 이와 다르다. 많은 이들이 기술혁신에 들어가는 비용과 성과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기술혁신 투자는 상당한 수준이다. 중국의 2002년 연구 · 개발(R&D) 지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1%였다. 지난해에는 GDP의 1.5%로 늘어났고,2020년이 되면 2.5%가 될 전망이다. 세계 각국의 R&D 지출 중 중국의 비중은 2002년 5.0%에서 지난해 12.3%로 증가했다. 약 35%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다. 세계지적소유권기구(WIPO)는 중국이 2008년에 20만3500여건의 특허를 출원했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만 보면 중국은 일본(50만2100여건)과 미국(40만1000여건)의 뒤를 잇는 혁신적 국가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중국이 말하는 기술혁신의 대부분은 현재의 디자인을 약간 변형한 수준이다. 또 중국법이 외국 특허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중국 업체들이 악용하는 경우도 많다. 먼저 자국에서 특허 등록을 한 다음,중국에 특허 등록이 돼 있지 않은 외국 업체들에 특허 침해를 주장하는 식이다.
중국에는 전 세계 인구의 20%에 달하는 사람이 살고 있다. GDP는 9%,R&D 지출은 12%를 차지한다. 하지만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특허를 신청하거나 특허 승인이 난 경우는 1%에 불과하다. 게다가 중국에서 이뤄진 특허 출원 중 50%는 다국적 기업의 자회사가 한 것이다.
이같이 많은 비용을 들인 것에 비해 기술혁신의 성과가 좋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시간 문제가 있다. 기술혁신은 상당한 지식이 축적돼야 가능하다. 중국은 기술 경쟁에 뛰어든 지 얼마 되지 않았다. R&D 자금을 각 프로젝트에 배정하는 과정이 대개 정치적이고 비효율적인 것도 문제다. 정책 입안자들은 초대형 프로젝트만 선호한다. 과학적 검토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R&D 지원을 승인하기도 한다.
부정 행위도 빈번하다. 중국과학기술협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 대상자 3만명 중 50% 이상이 논문 조작 등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람을 한 명 이상 알고 있다고 답했다. 중국의 교육방식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창조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가르치는 대신 단순 암기 위주의 학습을 강조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베이징에 연구소를 설립했을 당시 고용했던 중국 대학 졸업생들이 뛰어나긴 했지만 연구활동에는 매우 수동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이 통신 등 일부 분야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기술혁신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여러 문제점들을 극복해야 한다.
아닐 굽타 < 美메릴랜드대 석좌교수 >
◆이 글은 아닐 굽타 인도 저널리스트 겸 미국 메릴랜드대 스미스경영대학원 석좌 교수가 '중국이 혁신의 중심? 아직 이르다(China as an Innovation Center? Not so fast)'란 제목으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
정리=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