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ㆍ위상 회복'에 중점..양건 원장 의지 반영

감사원이 25일 최근 저축은행 사태로 실추된 감사원의 신뢰와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쇄신책을 내놨다.

은진수 전 감사위원의 구속 이후 공직 사회의 파수꾼 역할을 해야 할 감사원의 `도덕성'이 도마에 오른 만큼 이번 일을 자숙과 쇄신의 계기로 삼고 내부 기강을 다잡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여기에는 취임한 지 불과 두달여만에 최대 위기 상황을 맞았던 양건 원장의 강력한 의지도 반영됐다.

지난 5월 양 원장이 취임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부패 척결과 공직기강 확립 의지를 밝힌 지 불과 열흘 만에 내부에서 비리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구속 기소된 은 전 위원이 외부인 출신이긴 하나 감사원 전체의 도덕성을 의심받는 상황에 이르자 양 원장은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감사 업무 전반에 대한 청렴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대책을 준비하도록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5월27일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외부로부터의 독립성 확보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내부 직원들의 독립성과 신뢰 유지를 위한 확고한 태도와 의지,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두달 만에 쇄신책을 내놓은 양 원장은 이날 홍정기 사무총장을 통해 "불미스럽게도 감사원 최고의결기관 구성원인 감사위원이 저축은행 사태에 연루됐다"며 "국가 최고감사기관인 감사원으로서는 참으로 부끄럽고 송구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가선진화를 위한 감사원의 엄숙한 사명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쇄신안에는 감사관들이 평상시에도 직무 관련자와 사적인 접촉을 하지 않도록 제한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상관에게 보고하고 비용을 각자 부담하도록 하는 등 윤리 규정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은 전 위원의 비리로 도마에 오른 감사위원회의에 대한 대책도 포함됐다.

감사원은 은 전 위원처럼 정치인이 감사위원에 임용되는 일이 없도록 최근 3년이내에 정당의 당원이었거나 공직 선거에 출마한 경력자,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자 등을 감사위원 임명제청 대상에서 철저히 배제하도록 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그동안 정치인 출신 감사위원은 은 전 위원 외에 노무현 정부 당시 이석형 감사위원 정도"라고 전했다.

규정상 감사위원은 감사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임명절차의 시작부터 정치적 중립성과 도덕성 시비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방안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감사원 내부에서도 이번 사건이 `낙하산 인사'의 개인 비리임에도 감사원 전체가 비도덕적인 집단인 것처럼 매도된 데 이어 마치 감사관을 잠재적인 비리 혐의자로 모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감사원 한 관계자는 "실제로 비위 정보 등을 수집하려면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를 듣는 것도 중요한데 이런 활동이 제약을 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대통령의 감사위원 임명권과 원장의 제청권이 충돌할 경우 사실상 `정치인 제척' 방침이 유명무실해지는 것 아니냐는 주장과 더불어 그동안 독립성 논란을 빚은 대통령 수시보고 관련 내용 등이 대책에서 빠진 것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영호 기획관리실장은 브리핑에서 "수시보고는 감사기구의 장이 국가 행정 수반에게 여러 문제점을 알려줘 정책 변경이나 결정에 참고하도록 하고, 감사 결과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순기능이 있다"며 "국회에서 수시보고한 내용까지 살펴보고 있기 때문에 오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