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경찰청 금융범죄수사팀은 21일 청와대 고위직원을 사칭해 토지 용도변경을 쉽게 해주겠다며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김모(58)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 4월 A(50)씨에게 "청와대 감찰팀장이다.

특임장관에게 부탁해 주차장 부지를 상업용지로 용도변경 해줄테니 로비 자금을 달라"고 해 6천6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3천만원은 특임장관 인사용이고, 200만원은 용도변경 때 세금을 줄여달라고 세무서에 인사갈 때 필요하다"며 돈을 뜯고 나서 "세금으로 3천300만원을 내야 하니 내게 돈을 주면 대신 내 주겠다"고 해 돈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또 A씨와 알고 지내는 B(50)씨에게 다른 사람 명의의 임야를 "국정원에서 매각하는 부동산이라 지금 사면 3∼4배 차익을 볼 수 있다"고 속여 팔려고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사전에 부동산과 임야 주인을 찾아가 "국가에서 이 일대 땅 2만 평을 비밀리에 매입하려고 한다.

13억원을 받게 해 줄테니 팔 준비를 하라"며 지적도 등을 챙겨 B씨를 속인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김씨는 평소 모의 38구경 권총과 사제 수갑을 가지고 다니면서 국정원 출신 청와대 직원 행세를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잡지 광고를 보고 한 개에 30만원 상당을 주고 구입했다는 모의 권총은 육안으로 보기에는 진짜 총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김씨가 '청와대에서 대통령께 1대 1로 감찰 보고를 드리고 왔다.

김태영 전 국방장관과 육사 동기다'라고 말하면서 양복 안에는 진짜와 흡사한 총을 차고 다니는 것을 보고 김씨의 말을 믿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러나 A씨는 김씨가 "불법으로 용도변경 하려면 국토부 전산망을 끊어야 하는데 지금 새만금 사업 때문에 어렵다"면서 차일피일 일을 미루자 B씨와 함께 "청와대 감찰팀장이라는 사람이 로비 자금을 받고 땅을 팔려고 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부동산 매매를 위해 중개업소에 나타난 김씨를 현장에서 체포했으며, 모의 권총 12정과 사제 수갑, 국정원 마크가 찍힌 서류 봉투 등을 압수했다.

(대전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emil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