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완제항공기 제조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상장 첫날 축포를 터트렸다.

시초가가 공모가를 24.5% 웃돈데 이어 주가도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상장 이후 한국항공우주가 순항할 것으로 전망했다.

30일 오전 9시17분 현재 한국항공우주는 시초가(1만9300원) 대비 7.25% 오른 2만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24.5%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이미 기관의 수요 예측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고, 일반 청약에서도 2조원이 넘는 증거금이 몰리는 등 흥행 요소는 이미 갖췄다는 분석이다. 한국항공우주의 일반 공모주 청약 최종경쟁률은 48.95 대 1을 기록했다. 청약증거금도 2조7158억원으로 집계됐다.

2012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점도 주가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실적 성장보다 2012년부터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면서 "방산완제기사업의 경우 올해 KHU(수리온) 한국형 기동헬기와 2012년 FA-50 경공격기(T-50 개조개발) 초도물량이 공급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허 연구원은 "올해 인도네시아로부터 시작된 T-50 수출도 향후 폴란드, 이스라엘 등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또 그동안 이연됐던 보잉 B787, 에어버스 A350 등 대형 민간 항공기로의 기체부품 매출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실적 개선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도 "올해 한국항공우주의 매출액은 1조2930억원으로 전년대비 20.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020억원으로 15.7% 감소할 것"이라면서도 "2012년에는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해 매출액은 29.7% 증가한 1조6770억원, 영업이익은 58.8% 증가한 162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주 잔고도 높아 향후 실적에 대한 가시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정동익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5.9조원의 수주잔고를 KAI가 확보 중에 있다"면서 "2019년까지 방산 부문의 장기 발주계획도 상당 부분 확정돼 있어 실적의 가시성이 다른 어떤 산업보다도 높다"고 판단했다.

고(高) 밸류에이션 논란에 대해서도 성장성에 비하면 과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공모가의 주가수익비율(PER)이 21.2배로 멀티플이 높은 수준이나 2012년 예상 실적을 감안하면 12.3배까지 하락하게돼 무리한 수준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정 연구원은 "높은 성장성과 실적가시성은 한국항공우주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정당화 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영화 작업에 M&A 이슈가 부각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정 연구원은 "최대주주인 한국정책금융공사가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어 향후 추가적인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 경우 M&A(인수합병)프리미엄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AI는 정부의 항공산업 육성 정책에 따라 지난 1999년 삼성항공산업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의 항공부문을 통합해 설립됐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