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했던 2분기를 바닥 삼아 하반기엔 날 수 있을까. 증권사들은 '그렇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세계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유럽 재정위기 등의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코스피지수는 올 연말 2300~2700선까지 오를 것이란 분석이 많다. 또 차 · 화 · 정(자동차 화학 정유)의 장세 주도 흐름이 지속되는 한편으로 정보기술(IT),내수주,중국 소비수혜주 등으로 온기가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리스 사태 · 미 추가 경기 부양이 관건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초 2228.96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후 잇단 악재에 날개를 접는 모양새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종료를 앞두고 경기 회복 둔화 우려가 부각된 데다 유럽 재정위기도 발목을 잡았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회복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미국 경제의 완만한 회복 기조에 변함이 없고,그리스 문제도 해법을 찾을 것이란 믿음에서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하반기 증시의 핵심인 그리스 문제는 추가 자금 지원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며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고 국내 기관 수급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이 양적완화 종료 이후 새로운 경기 부양책으로 다시 돌아서는 시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분기 초중반까지는 미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며 답보 흐름을 보이겠지만 경기 부양으로 선회하는 시점에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미국은 부양책을 더 쓸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적 개선에 2400~2500까지 상승"

조정을 거친 만큼 하반기 증시는 저평가 매력이 더 부각될 것이란 진단이 우세하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이사는 "선진국 펀더멘털 개선이 예상보다 빠를 가능성이 높고 신흥국 경기도 확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기업이익 개선 속도도 시간이 지날수록 빨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반기 코스피지수를 가장 낙관한 증권사는 하나대투증권으로 2720까지 오를 것으로 봤다. 대우 현대 대신 신한금융투자 등 대다수 증권사는 2400~2500선을 고점으로 분석했다. 연말까지 증시가 우상향 행보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HMC투자증권은 2282를 고점으로 제시해 가장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화 솔로몬투자증권 등도 코스피지수 하단을 2000선 아래로 제시해 추가 조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3분기 중반까지는 수요 회복이 가시화되지 못할 것이고,2분기 실적도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란 진단이다. 신영증권은 "3분기 고점에 도달한 후 4분기에는 기업이익 모멘텀 약화,금리 인상을 앞둔 동요 등으로 2차 양적완화 종료 직전과 같은 주가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IT업종 주도주 복귀하나

하반기에도 실적 모멘텀을 업은 차 · 화 · 정이 선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상반기 내내 부진했던 IT주도 주도주 복귀 유망 업종 1순위로 꼽힌다. 미국 경기 회복으로 소비가 개선되면서 수혜을 입을 것이란 예상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주도주로 가세하면서 IT업종지수가 서머랠리를 이끌고,IT제품을 실어나르는 항공주도 같이 개선될 것"이라며 "4분기에는 아시아 경기 모멘텀이 좋아지면서 은행 증권 건설주가 떠오를 것"으로 진단했다. 중국 소비 확대에 따른 중국 소비 수혜주,설비투자 증가가 예상되는 태양광,2차전지 등 신성장 관련주도 주목 대상으로 꼽힌다.

김유미/임근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