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요? 90%는 회복한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이제 살았다'는 느낌이에요. "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76 · 얼굴)은 최근 본지 기자와 만나 근황을 이렇게 소개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7월 담낭암이 발견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을 사임한 뒤 서울대병원에서 장기 치료를 받아왔다.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만난 그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암투병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건강한 모습이었다.

조 회장은 "틈틈이 회사에 나가 힘들지 않을 정도로 업무도 보고 있다"며 거듭 "이제 괜찮다"며 밝게 웃었다. 건강 관리 방법을 묻자 "노는 것"이라며 "등산도 하고,TV도 보고 이전에 하지 못했던 것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효성 관계자는 "1주일에 두 번 정도 출근해서 주요 사안을 보고 받는다"며 "암치료 이전의 건강을 되찾으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 회장은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입찰 참여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그는 "하이닉스반도체가 외국에 넘어가서는 안되며,우리 IT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과거 인수를 추진했으나 우리 회사를 바라보는 대외적인 시각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반도체 시황도 낙관적으로 봤으나 지금은 불확실성이 상당히 커 보인다"며 "외부에서 이미 우리 보고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냐"며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정치권이 '기업 때리기'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그는 "재계가 특별히 잘못 하는 것 없다고 본다"면서도 "정치권과 재계의 갈등이 심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조 회장은 부인 송광자 여사와 큰아들 조현준 효성 사장,셋째아들 조현상 효성 전무 부부 및 손자 · 손녀들과 저녁식사를 같이했다. 음식점은 서울 의주로1가 인근의 직장인 대상의 한 퓨전 레스토랑으로,저녁식사값은 1인당 2만5000원 안팎이다.

윤성민/조재희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