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글로벌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보고서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컨설팅회사 머디워터스가 이번엔 정보기술(IT) 기업인 스프레드트럼을 겨냥했다.28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스프레드트럼은 재무제표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장중 33% 폭락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머디워터스는 이날 스프레드트럼이 2009년 이후 제출한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재무상태에 대한 위험이 상당히 크다는 내용의 비관적인 리포트를 웹사이트에 게재했다.이 소식이 전해지자 나스닥에서 스프레드트럼 주가는 전날 종가(12.95달러)에서 33.7% 급락한 8.59달러까지 자유 낙하했다.다만 장 막판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종가는 12.49달러로 전날 가격을 거의 회복했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스프레드트럼은 무선통신용 반도체 설계회사다.머디워터스는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자주 교체됐다는 점에 주목했다.머디워터스는 보고서에서 2009년 2월 당시 CEO였던 핑 우가 회사를 떠난 데 이어 2개월 후 CFO였던 리차드 웨이까지 사직한 점을 지적했다.그 해 5월 스프레드트럼은 PR(기업홍보) 회사를 통해 중국 은행으로부터 4400만달러를 신규 조달했다고 발표했다.또 2009년 11월에는 보도자료를 통해 3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92%,전분기 대비 137% 급증한 3840만달러에 달한다고 공개했다.



머디워터스는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스프레드트럼 이사진이 왜 핑 우 CEO에 대한 신뢰를 잃었는지 알 수가 없다”며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와중에 CFO를 해고한 것이 과연 정상적인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머디워터스는 이후에도 스프레드트럼의 행보가 미심쩍다고 비판했다.2009년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그해 10월 스프레드트럼은 당시 데이비드 우 CFO가 개인적인 사유로 회사를 떠난다고 발표했다.이어 11월에는 회계감사회사를 딜로이트투시에서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로 교체했다.머디워터스는 “2009년 스프레드트럼의 급격한 실적개선과 거의 동시에 CFO와 회계감사법인이 교체된 것이 이 회사의 회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회사측이 의도적으로 실적을 부풀리려고 하자 이에 반발한 CFO와 회계법인이 강제로 쫓겨난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35세의 무명 칼슨 블록이 이끄는 머디워터스는 목재기업인 시노포리스트를 비롯해 최근 4개의 중국기업에 대한 비판적인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아 주목을 받고 있다.보유 목재의 가치를 부풀렸다고 머디워터스가 의혹을 제기했던 시노포리스트는 캐나다 증시에서 85% 폭락했다.이 회사 주식 3470만주를 사들였던 헤지펀드의 ‘대부’ 존 폴슨이 5억달러 이상 손실을 입고 최근 지분을 전량 매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