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이 고위 공무원을 포함해 10여명을 '명퇴'시켰다. 2006년 방사청 설립 이후 최대 규모의 인사 개편이다.

방사청은 28일 고위직 10명 중 4명과 서기관(4급) 이하 직급 9명 등 총 13명에게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기능이 유사한 부서들을 통 · 폐합해 공통업무를 하는 인력을 줄이기 위해서다.

해당 공무원은 이모 유도무기사업부장(49),윤모 분석시험평가국장(59),김모 원가회계검증단장(57),김모 표준관리부장(58) 등이다. 방사청은 이달 초 과장 및 팀장급 인사와 함께 국 · 팀을 축소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1954년생(57세) 이상에게는 팀 · 과장 등 보직을 주지 않는다는 인사원칙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 관계자는 "명퇴 신청자들은 조직이 슬림화되면서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기 위해 용퇴한 것"이라면서 "서기관급 명퇴자들도 자리가 줄어 용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방사청은 서기관급 명퇴자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번 인사에서 10명을 서기관으로 승진시켰다. 서기관급 명퇴자들의 연령은 57~58세다.

노대래 방사청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조직과 인사 혁신은 천천히 해서 성공한 사례가 없어 급히 추진했다"며 "여러분에게 엄청난 변화로 다가왔을 것이지만 큰 틀에서 보면 업무개혁을 위한 기초를 마련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직이나 인사는 내부에만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개혁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영향이 외부에 직접적으로 나타나고 외부의 경쟁질서를 바꾸는 업무개혁을 제대로 할 때 사회가 요구하는 진정한 개편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