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그리스의 운명을 좌우할 긴축법안 의회 표결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예상과 달리 긴축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그리스 의회가 긴축안을 거부할 경우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는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시간) 테오도르 판갈로스 그리스 부총리가 스페인 일간지 엘 문도와의 인터뷰에서 “여당 의원들 일부가 긴축안 표결에서 반대 진영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그리스 의회는 오는 29일과 30일 2차 긴축법안과 민영화법안을 잇달아 표결 처리할 계획이다.그리스 정부는 세수 확대와 재정지출 삭감,국유자산 매각 등 긴축 프로그램을 통해 2015년까지 500억유로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총리가 이끄는 여당인 사회당(PASOK)의 의석수가 전체 정원 300명 가운데 155명이란 점이다.지난 1년여간 5명의 의원이 탈당해 의석수가 줄었다.표결에서 5명만 이탈해도 과반수 통과에 실패할 수 있다는 얘기다.지난 21일 새 내각에 대한 신임안은 다행히 여당 의원 전원이 찬성표를 던져 간신히 과반을 채웠다.

하지만 국민들의 허리띠를 졸라 매야 하는 긴축 프로그램은 내각 신임안과 다르다는 지적이다.판갈로스 부총리는 “개혁을 위한 단기 및 중기 조치들은 별 어려움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고통을 강요하는 일부 법안과 민영화의 경우 의회 통과가 훨씬 어렵다”고 우려했다.실제 여당 내 일부 의원들은 긴축 프로그램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로이터통신은 다만 반대파 의원들중 일부는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신임 재무장관과 면담 후 “표결 직전까지 좀 더 고민하겠다”며 유보적인 태도로 돌아서 파판드레우 총리에게 희망을 남겼다고 전했다.

한편 파판드레우 총리가 추가로 11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방안을 유럽연합(EU) 등과 협상 중이라고 AFP통신이 보도했다.파판드레우 총리는 “대단히 큰 규모의 추가 지원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정확한 규모를 얘기하기는 이르지만 지난해 5월에 결정된 1100억유로 규모의 1차 지원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는 전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