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표 경선전이 24일 대구에서 막을 올렸다. 7명의 후보는 대구 · 경북이 박근혜 전 대표의 본거지라는 점을 의식,박심(朴心 · 박근혜의 생각)잡기 경쟁을 벌였다. 또 친박(친 박근혜)계 핵심이자 대구시당 위원장인 유승민 후보를 치켜세웠다.

나경원 후보는 "'선거의 여왕 2'라는 애칭을 가진 나경원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 전 대표를 빗대 대구 · 경북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한 것이다.

홍준표 후보 역시 "조만간 우리 대선 후보에 대한 공격이 시작되는데 누가 막아줄 수 있겠나"라며 "전사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경필 후보는 "대표가 되면 수도권의 젊은표를 몰아드려 박 전 대표와 윈-윈(win-win)하겠다"며 "저도 받을 게 있는 데 박 전 대표의 신뢰 이미지는 한나라당에 축복이다. 당당하게 주고받는 동반자 관계가 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진 후보는 "당시 우리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박 전 대표의 천막당사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세 후보는 "박 전 대표가 모든 당원을 대신해 108배를 하고 눈물로 호소했으며 우리는 하나로 뭉쳤다"며 "천막정신을 망각한다면 우리는 다시 천막신세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승민 후보는 자신을 'TK의 아들'로 소개한 뒤 "TK는 당이 어려우면 당을 구하는 데 앞장선 곳"이라며 "직전 지도부가 모조리 수도권 사람들이었는데,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또 수도권 대표가 돼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TK의 아들을 뽑아달라"고 타 후보들과 각을 세웠다.

원희룡 후보는 "변화를 말하기 전에 먼저 패배주의에서 벗어나는 게 더 중요하다"며 "모든 걸 바치겠다고 한,40대의 젊은 사람인 원희룡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을 개혁하되 기본 가치를 지키는 책임있는 개혁,노 · 장 · 청이 조화를 이루는 화합형 정당,신진인사에게 문호를 개방해 패기와 활력이 넘치는 정당을 만들 것"이라며 한표를 호소했다.

책임론과 계파정치 논란도 있었다. 남경필 박진 권영세 후보는 "지난 지도부에 있었던 세 사람은 당이 이렇게 된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지난 지도부에 있었던 사람 말고 참신한 새 인물로 뽑아달라"며 쇄신을 강조했다.

홍준표 후보는 "지난 3년6개월간 계파 싸움으로 당이 멍들었다"면서 "그런데 이번 전당대회도 일부 친이계들이 계파 투표를 또 시도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후보들의 비전 발표회가 열린 대구 시민체육관은 황우여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각 후보의 지지 피켓을 든 3000여명의 지지자들로 가득 찼다.

대구=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