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비가 일반 카드의 100배에 달하는 VVIP(초우량고객) 카드가 부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VVIP카드는 각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주요 임원들로 구성된 가입승인위원회를 거쳐야 할 정도로 발급이 까다롭다. 그럼에도 VVIP카드 고객 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 데는 고소득자들의 소비생활 패턴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VVIP카드는 일반적으로 연회비 100만원 이상의 카드를 말한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하나SK카드의 '클럽1카드'를 비롯해 현대카드 '블랙',삼성카드 '라움',신한 '프리미어카드',KB국민 '태제카드' 등이 있다.

각 VVIP카드는 연회비(최대 200만원) 대비 최대 5배 이상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인비서 OK

하나SK카드의 '클럽1카드'는 해외 여행을 할 경우 △유럽 등 장거리노선 무료 비즈니스석 제공 △항공 마일리지 2배 적립 △리무진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최신 스마트폰 및 최고 수준의 와인 무료 제공,면세점 · 골프그린피 할인,특급호텔 멤버쉽 무료 가입 등 서비스도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

신한카드의 '프리미어카드'는 VVIP들이 출장이나 해외여행 기회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여행패키지 항공서비스 혜택을 제공한다. 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전 노선에서 비즈니스석을 퍼스트클래스석으로 바꾸는 좌석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삼성카드 '라움'은 글로벌 컨시어지업체인 퀸터센셜리와 제휴를 맺고 특화된 해외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컨시어지 서비스란 여행 쇼핑 교육 문화 스포츠 등의 분야에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자유롭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KB국민 '태제카드'는 VVIP들의 생활패턴과 라이프사이클을 반영해 전방위적 맞춤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요 서비스로는 VVIP들이 선호하는 △골프 △여행 △항공서비스를 중심으로 △금융 △건강 △문화 △여가 △보험에까지 이른다.

현대카드 '블랙'의 대표적 프리미엄 서비스는 매년 제공되는 '기프트 바우처'다. 호텔 및 명품 브랜드,아이폰 또는 아이패드 기기교환권,최고급 뷰티샵 우대권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기프트 바우처를 모두 사용할 경우 200만원의 연회비를 훌쩍 뛰어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문화 공연 서비스까지

VVIP카드는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별도의 광고나 홍보 등이 없다. 대신 알음알음으로 소개를 통해 가입 신청을 하거나 고액 자산가들을 고객으로 삼는 은행 및 증권사 PB들이 VVIP카드를 권유하는 사례가 많다.

각사 CEO 및 임원들도 직접 마케팅 및 가입 유치에 나선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블랙카드 발급 초기부터 지인들에게 이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강태 하나SK카드 사장도 손수 작성한 메일 발송 등을 통해 클럽1카드를 홍보한다.

각 카드사는 VVIP카드 고객들을 장기 우량 고객으로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각 카드사의 후원 행사나 협찬 행사,문화 공연 등에 우선적으로 초대하는 것.현대카드는 매해 개최하는 슈퍼콘서트 등의 행사에 블랙카드 고객을 우선 초대한다.

하나SK카드는 협찬하는 미술 전시회,내한 공연,공식 LPGA 대회 등에 초청한다. 삼성카드도 미술관 행사 등 문화 관련 행사 초청이 많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