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등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3분기부터는 좋은 데이터가 나오기 시작할 겁니다. "

데이비드 페르난데스 JP모건 아시아지역 리서치 총괄대표(사진)는 23일 "한국 등 아시아 증시의 운명은 '헤비급'인 중국과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의 경제 상황을 아시아 증시에 대한 투자 판단의 시금석으로 삼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그는 "최악의 상황인 2분기가 지나면 3분기부터는 중국 경제에 우호적인 경제지표들이 나올 것"이라며 "아시아 증시에서 이탈했던 글로벌 투자자도 3분기 이후부터 복귀할 것"으로 예상했다.

페르난데스 대표는 '차이나 리스크'와 더불어 미국의 경기침체를 한국 증시를 좌우할 변수로 꼽았다. 그는 "실업률이나 미국의 거시경제 지표 등만 보면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예상한 하반기 3% 경제성장도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미국의 실망스러운 경기회복 속도는 글로벌 증시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그는 그러나 "미국 주택경기 회복 등 긍정적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어 미국 경제가 더블딥(경기 일시회복 후 재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최악의 경우 미국 경기가 더블딥 상황으로 치닫게 되면 3차 양적완화 등의 조치가 조기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프린스턴대에서 버냉키 의장의 조교를 했던 그는 "버냉키 의장의 대부분의 저서에는 과거 대공황 등 경제위기 때 중앙은행이 긴축정책을 실시해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늦춘 것을 가장 큰 실수로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부담 등으로 3차 양적완화 시행이 쉽지는 않겠지만 시장의 컨센서스만 형성되면 역사적 실수를 스스로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중국 인도 등 아시아 10개국의 거시 경제 및 국가신용 분석을 총괄하고 있는 페르난데스 대표는 "아시아 이머징 국가들은 앞으로 5년 동안 세계 어느 권역보다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며 "이는 상대적으로 먼저 발전한 한국에 성장의 발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경제에 대해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높은 차입 수준과 가계부채 등이 잠재적 리스크"라며 "정책 입안자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에 편입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최적의 투자처를 찾는 '스마트머니'는 특정 지수편입 여부로 길을 잃지는 않는다"고 말해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