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킴벌리의 기저귀 브랜드 하기스(사진)가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이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1위를 굳히고 있다. 3위권 밖이었던 '토디앙 · 마미포코'(LG생활건강)도 일본의 '군'(대왕제지)과 '메리즈'(화왕제지)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방사능 누출 여부가 우려되는 일본 브랜드를 기피하고 국산 기저귀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하기스는 지난 3월까지 전월 대비 매출 신장률이 5.7%(유한킴벌리 자체 집계)였다가 4월엔 17.3%,5월엔 19.2%로 급증했다. 하기스의 온라인 전체 판매량도 3월에 비해 40%나 늘었다. 4월에 출시된 '하기스 프리미어' 신제품도 매출 증대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대지진 이후 맘스홀릭 등 대형 육아 커뮤니티 회원들이 하기스 골드는 물론 프리미어 제품에 대해 많이 문의해왔다"고 말했다.

일본 지진 직후였던 3월 후반기에는 기존 일본 기저귀 사용자들이 '사재기' 현상을 보이면서 하기스가 한때 3위로 밀리기도 했다. 3월 둘째주까지 하기스 · 군 · 메리즈(11번가 기준) 순이었던 매출이 셋째주와 넷째주엔 군 · 메리즈 · 하기스 순으로 바뀐 것.4월 이후엔 하기스가 1위를 탈환하고 토디앙 · 마미포코가 2위로 뛰어오른 반면 군은 3위로 밀려났다. 방사능 누출 우려 때문에 국산 브랜드를 선호하게 된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지난 3월 말까지는 일본산 기저귀 사재기 현상을 보이다가 4월부터는 군 기저귀 매출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고 메리즈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며 "반대로 국산 브랜드로 갈아타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유한킴벌리와 LG생활건강 제품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저귀 시장은 약 5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시장에서 하기스는 지난해 점유율 60%로 1위였으며,일본의 군과 메리즈가 각각 2,3위를 차지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