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제주삼다수가 아니면 안 먹어요. "

먹는샘물 소비자 가운데 이런 원칙을 고집하는 '삼다수 마니아'들이 많다. 삼다수는 국내 페트병 생수 시장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는 1위 브랜드.지난 4월에는 가치평가 전문회사인 브랜드스탁이 발표한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에서 생수 중 유일하게 순위(26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제주도의 청정 이미지에다 13년 동안 시장에서 검증받은 맛이 인기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중동엔 원유…제주엔 지하수

제주도의 연간 강수량은 34억t에 달한다. 투수성이 좋은 현무암으로 이뤄진 지질구조 특성상 총 강수량의 46%에 달하는 15억8000 만t이 지하수로 채워진다. 전국 평균 지하수 함양률(18%)보다 2.5배 높은 수준이다.

제주도가 이런 풍부한 물자원을 상품화하기로 하고 개발 · 생산을 전담할 제주도개발공사(현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를 설립한 것은 1995년.이듬해인 11월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생수공장을 착공했으며,1998년 3월 제주삼다수 생산을 본격화했다. 다만 지하수는 제주도의 공공자원이자 유한한 천연자원인 만큼 취수량이 관련법(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에 따라 엄격하게 제한을 받고 있다. 현재 하루 취수량은 2100t.

◆화산섬 땅이 '천연 필터' 역할

제주삼다수는 국립공원 한라산 지하 420m에서 뽑아 올린 화산 암반층 지하수다. 두터운 화산암층을 통과하면서 평균 18년 동안 땅속에 있던 물을 끌어올리기 때문에 품질이 우수하다는 설명이다.

공사 측은 삼다수 품질의 비결을 제주에만 존재하는 화산석 '송이'에서 찾는다. 송이는 화산이 분출할 때 생기는 붉은색 자갈 형태의 화산 쇄설물로,투과력과 항균성이 높아 그 자체로 천연 필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사 관계자는 "제주도는 섬 전체가 송이 덩어리"라며 "빗물이 송이층을 통과하는 동안 각종 미네랄 성분까지 흡수해 몸에 좋은 물을 얻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삼다수는 pH 7.8의 약알칼리수로 칼륨 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풍부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경도가 낮은 부드러운 물이어서 유아용으로도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국내 부동의 1위…이젠 해외로 간다

연 5000억원대로 추산되는 국내 생수 시장에는 대기업 계열 음료업체들이 대거 진출해 있다. 하지만 '제주도 물' 삼다수는 올초 구제역 파동과 일본 대지진 이후 시중에서 품귀현상을 빚는 등 오히려 시장 장악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다수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는 제주개발공사도 빠르게 성장했다. 창립 초기 20명이던 직원은 356명으로 17배 늘었고,매출은 3억3100만원에서 1336억원(작년)으로 400배 넘게 늘었다. 제주도로 전입되는 이익배당금도 2005년 110억원에서 지난해 150억원으로 느는 등 최근 6년간 배당금 누계가 630억원을 넘어섰다.

삼다수는 올해 본격적인 수출 확대를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 연내 일본에 2만t 이상 수출하는 것을 비롯해 이미 중국 미국 일본 사이판 괌 인도네시아 홍콩 등에 진출했고,내년에는 생산설비 증설과 함께 수출 물량을 크게 늘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