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을 하나씩 뜯어내면서 고민하다가 어느새 발명가가 되고 사업도 넓히게 됐습니다. "

허미경 부영기계상사 대표가 최근 대한민국 세계 여성 발명대회에서 수냉식 유증기 회수기로 금상을 수상하면서 4년 연속 수상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허 대표는 2008년 에어컨 겸 회수기로 은상을 수상한 데 이어 이듬해에는 폐열을 활용한 무동력 운동화 건조기로 동상을 받았고,지난해에는 무동력 유증기 회수기로 은상을 받았다. 사실 허 대표의 발명 아이디어는 그의 사업 영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셀프 의류 · 운동화 세탁기를 판매하면서 세탁소 대표들의 하소연을 듣고,제품을 하나하나 뜯어내면서 개선하다가 새로운 제품이 나왔다. 특히 허 대표는 세탁소에서 유증기 회수기나 건조기가 터지면서 대형화재가 잇따르자 이 분야 연구에 몰두했다.

유증기 회수기는 세탁소에서 세탁한 옷을 건조할 때 발생하는 유증기를 회수하는 장비다. 냉매로 유증기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전기를 사용해 정전기 등이 발생,유증기가 터지고 의류로 옮겨붙는 대형화재가 빈번했다.

해결책을 궁리하던 허 대표는 지난해 유증기를 무동력으로 액화시키는 제품을 개발했다. 이 제품이 공급되면서 유증기 사용에 따른 전기세 및 건조기 교체비,동력전기 승압 공사비 등이 줄었다.

허 대표는 "세탁 분야는 생활과 밀접하다보니 아무래도 주부들이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