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국내 은행법에서 금지된 메탈론 영업을 하다 적발된 SC제일은행에 대해 '기관주의' 조치를 내렸다. 이는 당초 예상됐던 '기관경고'에서 한 단계 감경된 제재로 국내 금융사에만 과도한 규제를 하고 있다는 금융권의 지적을 일부 받아들인 조치로 풀이된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메탈론 영업을 한 SC제일은행에 '기관주의'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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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의 불법 행위가 금융시장이나 금융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았고 은행 건전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기 때문에 당초 방침보다 제재 수위가 낮아졌다"며 "메탈론 영업이 영국과 캐나다 은행업계에선 일반적인 영업행태라는 점을 감안해 내린 조치"라고 밝혔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은행법에서 규정된 은행의 부수 업무를 사전 신고 사항으로 바꾸는 등 관련 규제를 완화한 것도 SC제일은행에 대한 제재 수위가 낮춰진 배경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당초 지난해 종합검사에서 SC제일은행이 은행법을 어기며 '메탈론' 영업을 한 것을 적발해내고 '기관경고' 수준의 제재를 내릴 방침이었다. SC제일은행이 매입한 백금을 GS칼텍스 등 정유사에 빌려주는 대가로 기업체가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를 나눠갖거나 중개수수료를 얻는 방식(메탈론)으로 수익을 거뒀다는 것이다.

현행 은행법에선 원자재의 경우 금에 한해서만 매매 대행과 대여 등을 허용하고 있다. 백금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는 원자재 확보 차원에서라도 은행들에 대해 원자재 매매를 허용하고 있다"며 "금은 되고 백금은 안 되는 규제를 고쳐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