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재정위기가 재차 불거지면서 16일 코스피 지수가 주초반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며 하락했지만, 전문가들은 "지수가 이미 바닥권에 놓여 있는 만큼 차후 반등을 노리고 지금부터 기존 주도주(자동차, 화학, 정유) 비중을 늘려나가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하반기 원화강세 전망에서 자유롭고, 국제적으로 여전히 수급이 타이트한 정유주부터 비중을 늘려야 유효할 것이란 의견을 내놓았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지수의 바닥권은 이미 수차례 테스트를 거친 2000선 초중반이고, 이 지지선이 깨지면서 2000선을 밑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또 이날 지수를 끌어내린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는 오는 19일로 연기된 유로존 주요 회의 과정을 통해 해결책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매번 반복해서 글로벌 증시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그리스 문제는 결국 디폴트에 빠지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우려"라며 "결국 유로존은 재정지원, 채권만기 등을 통해 그리스의 디폴트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양적완화정책(QE2)이 완료되지만, 정부가 정책적으로 유동성을 계속 풀어주는 상황을 만들어 줄 것"이라며 "따라서 QE2 종료 이후에도 미국 경제가 빠르게 나빠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도 2분기를 고점으로 서서히 낮아질 것이어서 증시 반등에 힘을 실어 줄 것이란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물가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선진국 대비 신흥국들의 투자매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하반기 상승장에 대비해 기존 주도주를 사두는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그는 "주도주 중에서도 정유주부터 '매수'한 뒤 화학, 자동차 순서로 주식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이유는 최근 유럽의 재정위기와 QE2 종료로 인해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가 앞으로 원화대비 약세로 돌아서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강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하락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정유주부터 반등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김 연구원은 이어 "연간 기업이익에 따른 주가 모멘텀(상승동력)으로 접근해도 정유, 화학, 자동차 업종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반면 그리스의 재정위기 문제가 마무리될 때까지 '관망'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분석부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지난달부터 진행되고 있는 2050선 전후의 지지력 테스트를 또 한번 받고 있는 것"이라며 "유로존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불안정한 투자심리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따라서 이번주말과 다음주초 그리스 재정위기에 대한 유로존의 주요 회의를 통해 가시적인 해결 방안이 나올 지 여부에 우선 관심을 둬야할 것"이라며 "그 때까지 기대 수익을 낮추고 선(先) 조정 받은 중소형주 위주로 트레이딩 관점에서 매매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