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는 개인의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막대한 사회적 손실을 초래한다. 미국에서는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매년 3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트레스에 따른 건강 악화와 업무 능률 저하,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 등을 합친 규모다. 한국에서도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장애나 정신질환을 겪는 사람이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스트레스는 양면성을 가진다. 적당한 수준의 스트레스는 일상생활에 안정감과 활력을 불어넣고 일의 효율을 높이는 긍정적인 자극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극복하기 힘든 과도한 스트레스는 불안감을 유발하고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지나친 스트레스는 사람을 신체적 · 정신적 탈진(burnout) 상태에 빠뜨릴 수도 있다.

스트레스가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면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트레스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스트레스 해소가 개인의 건강관리는 물론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관련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세계적으로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나라 중 하나인 한국에서도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스트레스 산업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

스트레스 산업은 직접적 관리와 간접적 관리,혼합 관리 등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직접적 관리 영역에는 정신과 치료와 전문 상담 등이 포함된다. 요가 명상 스파 등은 간접적 관리에 속한다. 예술치료 심리치료 등은 혼합 관리 영역으로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정신과 치료나 정신질환 상담에 대한 거부감이 많았다. 하지만 소득 수준 향상과 웰빙 풍조 속에 스트레스를 적극적으로 해소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정신과 치료 및 상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피부관리 스파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에스테틱(aesthetic) 산업도 미래 유망산업으로 떠올랐다. 국내 에스테틱 산업 규모는 지난해 1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정신의학에 미술 음악 등을 접목, 정서적 장애를 진단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예술치료도 각광을 받고 있다.

스트레스 산업은 △개인별 맞춤관리 △통합관리 △평생관리의 방향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같은 강도의 스트레스라도 사람마다 체감하는 정도는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 관리는 개인의 신체적 · 정신적 상태와 성격 등을 고려한 맞춤형으로 이뤄져야 한다. 스트레스의 통합 관리는 정신의학적 진료와 운동요법,심리치료 등을 병행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은 일시적이기보다는 일상생활에 늘 존재한다는 점에서 스트레스 산업은 평생관리 방식으로 발전해야 한다. 기업은 스트레스 관리와 직 · 간접적으로 연관된 산업뿐만 아니라 여기서 파생된 유헬스(U-health) 미용 웰빙식품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다.

기업은 또한 스트레스 관리가 직원들의 복지 및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3M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EAP · employee assistance program)'을 도입해 생산성을 80% 높였고,제너럴모터스(GM)는 EAP를 통해 3700만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얻었다.

이승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seungchul1.lee@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