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주 기준 금리를 인상하자 증권업계가 여 · 수신 성격의 신용융자이자율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 조정을 놓고 고민 중이다. 증권사들은 고객 이탈을 우려해 신용융자 이자율 인상에 신중한 반면 CMA 금리 인상에는 상대적으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 한국투자증권 등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투자자들에게 매기는 이자율 조정을 검토 중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금리가 올라간 만큼 이를 신용융자 이자율에 반영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대우 키움 우리투자 하나대투증권 등은 현행 유지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을 이자율에 즉시 반영하기보다 기다렸다 한꺼번에 0.5%포인트 이상씩 조정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자율 인상에 고객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한 데다 개인투자자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어서 인상에 부담을 느낀다는 분석도 있다.

신용융자잔액은 지난 9일 기준 6조3649억원으로 작년 말(5조9741억원) 보다 3908억원 늘었다. 지난달 2일에는 6조8957억원으로 7조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이자율이 오르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투자자에게 전가된다.
현재 증권사 간 신용융자 이자율은 천차만별이다. 일반 고객을 기준으로 기간에 따라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1~15일간 이용할 경우 키움증권은 연 12%를 받는 반면 우리투자증권은 5.9%를 적용한다. 1개월 이내와 3개월 이내로 쓸 경우는 삼성증권이 각각 6.5%,7.5%로 가장 낮다. 반면 키움증권과 유진투자,NH투자증권은 3개월 이내에서 다른 증권사보다 1.0%포인트 이상씩 높다.

신용융자를 길게 쓰는 투자자들은 하나대투증권과 키움증권이 유리하다. 하나대투증권은 3개월 이상이면 이자율이 8.5%로 업계 최저 수준을 적용하며 키움증권은 9%만 받는다.

한편 증권사들은 이날 CMA 금리를 올리거나 상향 조정을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우리투자증권은 머니마켓랩(MMW)과 CMA MMW형 금리를 개인의 경우 기존 3.10%에서 3.25%로 0.1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대우 동양종금 미래에셋 하나대투증권도 개인 MMW형 금리를 3.30%로 각각 0.05~0.25%포인트 올렸다. 환매조건부채권(RP)형 CMA도 신영과 NH투자증권은 3.30%로 올렸으며 하이투자(3.25%) 한국투자 · 하나대투(3.20%) 등도 인상을 결정했다. 대우증권은 14일부터 RP형 CMA(개인) 금리를 기존 최고 3.15%에서 3.35%로 인상할 계획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